제주도립무용단 '자청비' 상설화 하세월되나

제주도립무용단 '자청비' 상설화 하세월되나
작년 첫 공연 후 상설공연 포부 밝혔지만 올해 10월 재공연 계획 뿐
상설 위한 단원 확충·공연장 확보 필요… "준비 부족으로 예견된 일"
  • 입력 : 2018. 03.20(화) 19:24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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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립무용단의 창작무 '자청비'에 대한 상설화 추진이 즉흥적으로 이루어진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제주도문화진흥원 홈페이지

제주도립무용단이 만든 창작무 '자청비' 상설화가 늦어질 전망이다.

'자청비'는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모두 네 차례 공연됐다. 이 작품은 제주 무속신화인 '세경본풀이'에 등장하는 사랑과 농경의 신 자청비를 소재로 했다. 제주 신화 속 대표적인 여신을 통해 씩씩하게 운명을 개척해 나간 능동적인 여인상을 담아내려 했다.

도립무용단 정기공연 예산의 두 배 가량인 2억4000여만원이 투입된 작품으로 남녀무용수의 화려한 군무와 홀로그램 등으로 볼거리를 줬다. 도립무용단을 운영하는 제주도문화진흥원은 '자청비' 공연에 앞서 "제주특색을 살린 작품을 개발해 향후 관광객 유치와 야간 볼거리 관광 상품으로 지속적으로 공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자청비' 상설 공연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도문화진흥원은 올해 상설 공연 관련 예산으로 지난해의 절반 수준인 1억5200만원을 확보했지만 오는 10월 '자청비' 초연작을 보완해 문예회관에서 두 차례 재공연하겠다는 계획만 세웠다. 오는 6월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가 주관하는 '2018년 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국·공립예술단체 우수공연 프로그램으로 경남 함안문예회관에 초청됐지만 상설 공연과는 무관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작년 '자청비' 초연 당시부터 상설화 추진에 따른 준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채 제주도민을 무료로 초청해 공연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지속적인 상설 공연에 필요한 추가 단원 확보, 공연장 마련 등이 필요하지만 그에 따른 후속 작업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이에대해 도문화진흥원 관계자는 "상설 공연이 이루어지려면 여러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문예회관 대극장을 상설 공연장으로 활용하려 해도 객석 규모가 크고 외부 대관에 차질을 빚는 등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털어놨다. 이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자청비'의 미비점을 보완해 기회있을 때 재공연을 올리면서 중·장기적으로 상설화 방안을 모색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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