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어 통역안내사도, 강사도 태부족

마인어 통역안내사도, 강사도 태부족
무슬림 관광 유치 확대 '산넘어산'
자격증 시험 응시인원 해마다 감소
전문강사 외부수혈… 교육도 주말만
  • 입력 : 2018. 03.20(화) 18:08
  •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제주도가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를 중심으로 무슬림 관광객 유치에 힘을 쏟고 있지만 이들 언어권의 관광통역안내사가 턱없이 부족하고, 또 관광통역안내사를 양성할 강사도 없어 애를 먹고 있다.

 19일 제주특별자치도와 산업인력공단 제주지사 등에 따르면 도내에서 활동하는 관광통역안내사는 647명(지난해 기준)이다. 국가별 언어로 분류하면 중국어가 369명으로 가장 많고, 일본어가 237명, 영어 37명, 프랑스어 2명 등의 순이다. 이 가운데 인도네시아어 관광통역안내사는 1명 뿐이고, 말레이시아어 관광통역안내사로 활동하는 도민은 한명도 없다.

 마인어(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어) 관광통역안내사가 턱 없이 부족한 이유는 시험 응시 요건을 갖춘 자가 드물기 때문이다.

 지난 3년간 마인어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증 시험에 응시한 도민은 2015년 6명, 2016년 5명, 2017년 1명에 불과하고 이 마저도 해가 갈수록 줄고 있다.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증 시험에 응시하려면 공인외국어시험(FLEX)을 먼저 치러 일정 점수 이상을 획득해야 한다.

 지난해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로 시장 다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한 제주도는 무슬림 관광객을 끌어 모으려 제주관광공사에 마인어 관광통역안내사 양성을 맡긴 상태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무슬림 관광객의 42%가 패키지 단체관광객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국가의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고, 관광 안내까지 할 수 있는 관광통역안내사의 확보가 절실하다.

 하지만 마인어 관광통역안내사 양성도 녹록지 않다. 공사 측은 지난해 말 마인어 초급반을 개설했지만 교육에 참여한 도민은 15명 정도에 그쳤고, 이중 절반 가량이 교육을 이수하지 못했다. 또 공사 측은 마인어 초급반을 이수한 이들로 중급반을 꾸리려 했지만 대다수가 아직 실력이 부족하다며 참여를 꺼려 중급반 개설이 뒤로 미뤄졌다.

 게다가 마인어를 강의할 전문 강사가 도내에 없어 다른 지역의 강사를 초청해 교육을 하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마인어 교육은 베트남어 등 다른 언어와 달리 주말에 이뤄진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4월 초에 모집 규모을 40~50명 정도로 늘려 마인어 교육 과정을 운영할 계획"이라며 "다만 지난해 FLEX 시험 대비반을 운영한 결과 이 시험에 합격한 도민이 10명 정도이기 때문에 올해 연말에는 마인어 관광통역안내사가 그 어느 해보다 많이 배출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음식 문제도 걸려있다. 무슬림 관광객이 주로 이용하는 할랄(Halal) 식당은 돼지고기 뿐만 아니라 술도 취급하지 말아야 하는 데, 제주에는 한국이슬람교중앙회(KMF)로부터 공식 인증을 받은 할랄 음식점이 단 한 곳도 없다.

 제주도 관계자는 "제주에는 무슬림 친화식당은 있지만 공식 인증 식당이 없어 할랄 인증에 대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있다"며 "도내 업체 1곳이 할랄 인증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6060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