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안 케이블카 '대박' 행진.. 벌써 난립 걱정

남해안 케이블카 '대박' 행진.. 벌써 난립 걱정
통영·여수·송도 연간 100만∼200만명 탑승…사천·거제 개통·건설, 하동도 준비
관광학자·업계 "난립 안 돼…독창적 즐길거리·볼거리 만들어야"
  • 입력 : 2018. 03.18(일) 16:14
  •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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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케이블카 좋아요"

남해안 일원에 바다와 산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해상·바다 케이블카가 잇따라 들어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 케이블카마다 연간 100만 명 이상 탑승하면서 주변 관광지까지 북적이는 등 지역 경제 활성화에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안을 낀 남해안 지방자치단체들이 너도나도 케이블카를 개통하거나건설에 나서 바야흐르 남해안 케이블카 경쟁시대가 열렸다.

 이들 시·군은 케이블카와 함께 스카이워크 등 특색있는 시설물도 설치하면서 탑승객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먼저 설치된 케이블카 성공에 자극받은 인접 지역에 케이블카 설치가 추진되는 데다 탑승객도 조만간 포화상태에 이르러 수익성을 고려, 난립은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벌써 나오고 있다.

 ◇ 통영·여수·송도 케이블카 '대박 행진'

 경남 통영 케이블카는 통영시 도남동 하부 역사와 미륵산 정상(해발 461m) 부근상부 역사 1천975m를 연결하는 관광 케이블카다.

 8인승 곤돌라 47대로 시간당 최대 1천800명을 수송한다.

  통영 케이블카는 2008년 4월 상업운행에 들어간 뒤 매년 연간 탑승객 100만 명을 넘겼다.

 지난해에는 140만 명을 넘어섰고 개통 10주년을 맞은 올해 150만 명이 탈 것으로 통영관광개발공사는 전망하고 있다.

 개발공사는 해발 380m 높이 상부역사 전망대에 둘레 12.7m의 투명유리바닥이 공중으로 이어져 있는 통영 스카이워크를 지난달 개장하는 등 고객 추가 유치에 나섰다.

 전남 여수 해상 케이블카도 대박을 터뜨려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는 성공 사례로꼽힌다.

 자산공원부터 돌산공원까지 1.5㎞를 잇는 여수 해상 케이블카는 2014년 말 완공된 뒤 야간 운행 등에 힘입어 11개월 만에 탑승객 200만 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6월 개통한 부산 송도 해상 케이블카 역시 개장 6개월 만에 이용객 수 200만 명을 넘어 최고 흥행실적을 보였다.

 송도해수욕장 동편 송림공원에서 바다를 가로질러 서편 암남공원까지 1.62㎞ 구간을 왕복 운행한다.

 해상케이블카 덕에 지난해 송도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이 부산에서 해운대해수욕장에 이어 부동의 2위 자리를 지켜온 광안리해수욕장보다 11만5천명 더 많았다.

 이들 케이블카는 몰려드는 이용객들 덕분에 해마다 100억∼160억원의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변 관광지에도 관광객으로 북적이고, 숙박시설과 음식점·수산물 판매센터 등도 케이블카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 사천 '개통'·거제 '착공'·하동 '준비'…해상 케이블카 본격 경쟁

 이처럼 해상 케이블카가 지역 관광객 유치와 경제 활성화에 효자 노릇을 하자 남해안 시·군이 앞다퉈 케이블카를 개통하거나 건설에 나서고 있다.

 사천시에서 건설한 바다 케이블카가 시운전과 시승행사 등을 거쳐 오는 4월 13일 개통한다.

 바다 케이블카는 동서동 초양도와 각산을 잇는 연장 2.43㎞ 구간에 설치됐다.

 초양정류장에서 대방정류장까지 1천221m가 해상부다. 수려한 쪽빛 바다를 지나는 구간은 816m에 이른다.

  시는 탑승객 유치 전략으로 10인승 중형 캐빈 45대 중 15대는 바닥이 모두 투명유리인 크리스털 캐빈으로 구성했다.

 크리스털 캐빈을 타면 최고 높이 74m에서 발아래 넘실대는 파도를 보며 짜릿한스릴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사천 케이블카가 본격 운행에 들어가면 불과 1시간 거리인 통영 케이블카와 고객 유치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거제시도 지난 6일 거제시 동부면 구천리 평지마을에서 '거제 케이블카' 기공식을 했다.

 동부면 학동고개에서 노자산 전망대까지 1.54㎞ 구간에 설치해 2020년 3월께부터 곤돌라 45대를 운행할 계획이다.

 상부 정류장이 있는 노자산 전망대는 해발 540m 지점에 있어 한려수도 앞바다와 인근 통영은 물론이고 시야가 맑으면 일본 대마도까지도 조망할 수 있다고 거제시는 설명했다.

  거제 케이블카는 통영과 30∼40분 거리여서 개통하면 인근 지역 해상 케이블카와 탑승객 유치 경쟁이 거세질 전망이다.

 거제 케이블카는 부산 가덕도간 거가대교 덕분에 송도케이블카와 1시간 안팎 거리인 데다 통영·사천과도 1∼2시간 거리다.

 여기에다 하동군도 노량해협이 바라보이는 금남면 금오산 정상에서 청소년수련원 인근으로 이어지는 2.5㎞ 구간에 케이블카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군은 금오산 케이블카와 함께 금오산에 모험과 스릴을 즐길 수 있는 국내 최고의 어드벤처 레포츠단지를 조성해 관광객을 끌어모을 구상이다.

 ◇ 벌써 난립 우려 제기…"즐길거리·볼거리 갖춰야 흥행 유지"

 남해안 해상 케이블카 인기가 유지되면 관광객 유치와 이에 따른 침체한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너도나도 케이블카를 건설하고 탑승객 유치 경쟁을 벌이면 적자 운행이 불 보듯 뻔해 지역별 수익성 검토와 수요 조사로 난립을 막아야 한다고 관광학자들이 지적했다.

 이우상(관광경영학) 한국국제대 총장은 "통영 케이블카 성공 사례에 자극받아 남해안 여러 지자체가 건설하고 있지만, 난립에 대해 경계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난립하게 되면 기존 케이블카에 대한 매력이 상실되고 결국은 탑승객 감소로 이어져 적자 운행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라며 "수익성을 검토하고 실익이 없다고 판단되면 케이블카가 아닌 새로운 관광자원을 개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그는 "기존 케이블카가 흥행을 유지하려면 케이블카 탑승객들이 그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독창적 분위기, 느낌 등을 연출하고 즐길 거리·볼거리를 꾸준하게개발하고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역 관광업계 관계자는 "국내 케이블카 가운데 수익을 내는 곳은 통영과 여수,송도 정도에 불과하다"라며 "현재 케이블카 누적 탑승객 수가 1천만 명을 넘어 포화상태에 이은 점을 고려할 때 케이블카가 난립하면 경영난을 겪을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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