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70주년 제주출신 하정완 목사의 특별한 음반

제주4·3 70주년 제주출신 하정완 목사의 특별한 음반
"죽은 자를 기억하고 산자를 위로"… '고개 숙인 봄꽃들' 등 8곡 담아
  • 입력 : 2018. 03.18(일) 14:33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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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수많은 죽음을 떠올렸다고 했다. 우리 역사의 고단한 세월 속에 무참히 스러져간 생명들이다. 일본제국주의에 맞섰던 숱한 죽음들이 있었고 제주 4·3, 5월 광주, 미선이와 효순이, 세월호 아이들의 죽음까지 다다른다.

"이 땅을 사는 목사로서 그 죽음들을 위로하는 노래를 하고 싶었다. 그리고 반드시 그 날이 오면 먼지처럼 취급받았던 그들이 다시 일어날 것임을 알려주고 싶었다."

제주출신 하정완 목사의 말이다. 그가 "4·3 70주년을 멀리서도 기억하고 있다는 걸 함께 나누고 싶다"며 '하정완의 레퀴엠-먼지가 일어나리라'는 제목으로 그 넋들을 달래는 음반을 내놓았다.

하정완 목사

억울하게 죽은 자들을 기억하고 산 자들을 위로하는 이번 음반에는 하 목사가 작사·작곡한 7곡을 포함 8곡이 담겼다. '아뉴스 데이(Agnus Dei)'부터 '리베라 메(Libera Me)'까지 레퀴엠의 순서를 좇아 빚어진 곡들엔 우리가 겪은 아픔이 고스란하다.

이중에서 타이틀 곡인 '고개 숙인 봄꽃들'은 세월호의 아이들과 큰 슬픔에 빠진 그 부모들을 위해 만들었다. '그 길'엔 고난의 세상을 걸어가는 어린 양 예수를 등장시켜 은유적으로 4·3의 깊은 상처를 노래한다. '오월 어느날'은 5월 광주와 이한열 열사 등을 담은 곡이다. '아리랑 고개 예수'는 아리랑 열 두 고개와 예수가 죽은 골고다 고개 12번째 지점을 연결시킨 노래다. 음반의 판매 수익 전액은 제주 소아암 어린이 등 고통받는 자들을 위해 쓰인다.

하 목사는 제주의 노래패 '숨비소리' 출신으로 30주년 기념 공연이 이번 음반 제작의 계기가 됐다. 그는 1987년 '동네북'(한울)을 시작으로 그동안 10여권의 시집을 냈고 '청년 십계명' 등 100여권을 저술했다. 사진전을 열고 사진집 '바람이 다녀가다'도 묶어냈다. 현재 서울 성북구 꿈이있는교회 담임목사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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