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가 던진 울림… 아름답다, 아니 아프다

제주가 던진 울림… 아름답다, 아니 아프다
제주현대미술관 네트워크전 젊은 작가 3인의 '이상동몽'
  • 입력 : 2018. 03.13(화) 16:37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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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경의 '달과 지구의 모양'.

이유미의 '불가분-이율배반'.

그들의 눈에 비친 제주의 풍광은 아름답다는 단어에 갇히지 않는다. 아니, 아름다운 게 아니라, 아픈 거다. 제주현대미술관이 지역네크워크 교류전으로 마련한 '이상동몽(異床同夢)'이 한켠에 품었을 제주의 얼굴이다.

젊은 예술가들의 교류와 창작 동력 확장을 위해 기획된 이번 전시에는 제주현대미술관 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 장은경, 제주작가 이유미, 서울 성북문화재단 추천 이안리 작가가 참여한다. 장소나 처지는 달라도 생각과 목적은 같다는 의미를 담아 붙여진 '이상동몽'처럼 창작의 방식이나 과정은 달라도 그들이 꿈꾸는 이상 세계는 하나임을 보여준다.

장은경 작가는 제주에 약 6개월간 머물며 자연이 선사하는 다양한 경험을 했다. 예전엔 자연의 긍정적이고 밝은 면에 취해 있었지만 삶의 자연엔 고단한 투쟁이 섞여있다는 걸 알았다. 자연물과 인공적 오브제의 경계를 허물며 이상향을 표현한다.

이유미 작가는 빨랫줄에 널린 해녀들의 고무옷, 바닷가 쓰레기 등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들이 작업의 영감이 되었다. 차마 입밖으로 꺼내기 힘든 가족사처럼 금기이고 슬픔이고 상처인 이야기들도 제주땅에서 만났다. 세속적인 감정을 걸러낸 듯한 뭉뚱그려진 사람의 형상으로 이 섬에서 마주한 인상을 풀어냈다.

이안리의 '배'

이안리 작가는 자신이 살아왔던 기억 속 편린들을 재조립하고 일상의 사물들을 재구성하는 방식을 취한다. 제주 곳곳에서 채집한 물건 등 작가의 주변에서 발견된 사물들에서 특별한 의미들을 찾아내고 그것을 연필 드로잉, 모빌, 오브제, 퍼포먼스 영상 등으로 보여준다.

전시는 이달 14일부터 4월 22일까지 이어진다. 첫날 오후 3시엔 작가와의 대화가 예정되어 있다. 문의 064)710-7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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