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병의 문화광장] 귀덕리에 처음 세우는 영등큰대의 의미

[문무병의 문화광장] 귀덕리에 처음 세우는 영등큰대의 의미
  • 입력 : 2018. 03.13(화) 00:00
  • 김현석 기자 ik012@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2018년 무술년의 겨울은 춥고 길었지만 이제야 날이 풀리는 듯합니다. 세시의 변화는 영등할망이 가르쳐 준 이치에 따르면, 겨울이 가고 나서 또 다시 영등할망이 와서 남은 겨울들, 소위 꽃샘추위를 다 거두어 가야 바야흐로 봄이 오는 이치인데 올해는 잘 맞지 않는 것 같고, 봄이 왔다 선언할 수 없는 제주날씨의 변덕을 받아드리면서도 영등할망이 오기도 전에 일어나는 이변들, 눈 속에 갇히는 체험들, 몇 십 년 만에 치르는 변화를 정리하고 "올해는 헛영등이 왐싱가?"하며, 영등할망이 오는 날을 손꼽아보니 아직도 영등이 오시려면 일주일은 더 남아 있었다.

그런데 2월 초하루가 되려면, 아직도 일주일은 더 있어야하는데, 귀덕리에서는 재미가 있을 것 같은 소식이 들려왔다. 영등 초하루 제주영등큰굿의 첫째 날 영등큰굿의 초감제로 하는 '영등신맞이'에서 제일 먼저 복덕개 영등신화공원 궤물동산에 영등큰대를 세운다는 것이었다. 제주영등큰굿의 시작은 영등올레에서 영등큰대가 하늘 향해 바람에 용트림 하듯 휘날린다면 뜻밖의 기적을 만들어낼 것 같은 잔잔한 감동이 전해왔다. 그 순간 나는 제주에 영등이 온다는 것은 영등이 들어오는 '바름코지'영등올레에 하늘 길을 여는 영등큰대가 세워져야 영등이 온다는 것을 우리에게 자랑스럽게 들려주는 것 같아 기뻤다.

제주에 맵고 센 영등바람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몇 십 년 만에 처음으로 북방의 혹한의 언 맛을 보이고 마지막 추위를 거두어 가서 영등할망의 바람주머니에는 따뜻한 바람을 쏟아낼 것 같은 봄소식이 새삼스럽지 않았다. 가지고 온 주머니를 풀어 온갖 봄 꽃씨와 해초 씨를 뿌리고 가는 할망을 맞이하고 보내는 15일의 바람축제를 영등큰대의 바람으로 그려보게 되었다. 시베리아에서 발생한 영등바람은 귀덕 복덕개 영등올레로 들어와 한라산과 산방산, 교래를 거치고 송당을 거쳐 수산 울레모루 하로산과 신양리 하로산또 바름웃도 같은 바람신들이 지키는 당들을 경유 소섬으로 가고, 또 다른 바람은 해안 따라 제주시 건입동 칠머리를 거쳐 김녕, 종달, 오조, 성산을 거쳐 우도 소섬에 모여 먼 바다로 영등 15일 질진깍으로 떠나야 봄이 온다는 것, 영등2월 초하루 귀덕 복덕개에 영등큰대가 세위지고 영등15일 우도 질진깍에서 배를 띄워야 영등큰굿이 끝나기 때문에 복덕개 궤물동산에 영등큰대가 세워지는 것은 제주 전역의 영등큰굿의 시작을 알린다는 의미를 갖는다는 것이다.

귀덕리 이민 여러분. 그리고 제주도민과 제주를 찾아오신 관광객 여러분.

하늘굿 영등큰굿의 첫날에 복덕개 궤물동산에 '하늘로 통하는 제주에서 제일 큰 우주목'영등큰대에 달린 '천지월덕기(龍旗)'가 바람에 날려야 제주에 바람의 신 영등할망이 식솔들, 영등대왕, 영등하르방, 영등좌수, 영등호장, 영등며느리, 영등딸, 영등도령 들을 데리고 영등할망은 칼칼하고 맵찬 바람 일으키며 제주에 오시는 귀덕리 영등신맞이가 영등이 드는 날 처음 하는 새로운 굿이 되려면, 다른 지역과 다른 바람을 들먹이는 바람난 축제, 한라산과 세경너븐드르(平野), 갯가 연변에 씨를 뿌리고 거리거리마다 신명을 살려내는 바람축제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제주도를 굿판으로 생각하고 우주의 중심에 하늘 길을 여는 우주목, 영등큰대를 해마다 영등초하루에 복덕개 영등신화공원 궤물동산에 세우는 축제, 시베리아의 서북계절풍과 북두칠성으로부터 이어지는 하늘 길을 잇는 '제주영등큰대 세우기'로 영등큰굿의 시작을 만천하에 알리려 할 것입니다.

<문무병 귀덕리 명예리민>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4448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