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 앞둔 중국 전담여행사 '끙끙'

평가 앞둔 중국 전담여행사 '끙끙'
4~5월 평가 실시 일정점수 미달시 자격 박탈
현행 지침 불법 없는 한 영업실적에 좌지우지
사드 보복 영향 대다수 경영난…문체부도 고민
  • 입력 : 2018. 03.12(월) 18:30
  •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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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제주를 포함해 전국 각 지역에 있는 '중국인 단체관광객 유치 전담여행사'(이하 중국 전담여행사)에 대한 평가를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 조치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마당에 2년 전과 똑같은 평가 잣대를 들이대면 중국 전담여행사 자격을 잃는 곳이 적지 않을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12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중국 전담여행사에 대한 평가가 오는 4~5월 사이 실시될 예정이다. 중국 전담여행사란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유치하는 업체로 우리나라와 중국 정부 간 협의에 따라 관리위원회의 심의와 의결을 거쳐 문체부에서 지정한다. 현재 제주에는 모두 6개 업체가 중국 전담여행사로 지정돼있다. 비자를 발급받아 국내에 입국하는 중국인 일반 관광객과 달리 단체 관광객는 중국 전담여행사만 유치할 수 있다.

 문체부는 2년 마다 중국 전담여행사를 상대로 심사를 벌여 일정 점수에서 미달한 업체를 퇴출한다. 문체부의 업무 시행지침에는 중국 전담여행사의 평가 항목을 ▷관광객 유치실적 ▷재정건전성 ▷법 제도 준수 ▷관광산업 발전 기여도 ▷행정처분 기록으로 규정하고 있다. 불법을 저지르지 않았다면 사실상 '영업 실적'으로 판가름나는 구조다.

 올해는 마지막 정기 평가(2016년 3월)가 끝난 지 2년째가 되는 해로 예정대로라면 이달 3월부터 평가가 실시돼야 한다. 그러나 문체부는 평가 시기를 뒤로 미룬채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 조치로 경영난에 빠진 중국 전담여행사의 사정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경영난을 겪는 곳 중에는 도내 관광업체 89곳이 50억원의 자본을 출자해 설립한 중국 전담여행사 제이트립도 포함돼있다. 제이트립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치를 밝힐 순 없지만 지난해 사드 영향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경영난 때문에 직원을 50~60% 감원한 상태"라며 "다른 중국 전담여행사도 사정은 마찬가지 일 것"이라고 토로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사드 영향 탓에 지난 1년간 중국인 유치 실적이 전무한 상태에서 기존의 평가 잣대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가혹하다는 시각이 있다"며 "아직 구체적인 평가 기준에 대해 내부적으로 정리하지 못했지만 재정건전성, 유치 실적 등에는 높은 배점을 매겨 평가하기 힘들 것 같고, 법 제도 준수 여부 쪽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16년 평가 때는 도내 중국 전담여행사 11곳 중 6곳이 퇴출됐다. 이중 2곳은 무자격가이드를 고용했다가 자격을 잃었고 나머지 4곳은 실적 자체가 부진한 경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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