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평택항 제주물류센터 ‘돈 먹는 하마’ 된다

[사설] 평택항 제주물류센터 ‘돈 먹는 하마’ 된다
  • 입력 : 2018. 03.07(수) 00:00
  • 편집부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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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애를 태우거나 성가시게 구는 물건을 일컫어 애물단지라 한다. 계속 갖고 있을 수도, 버릴 수도 없어 골칫거리가 된다. 경기도 평택항에 지은 제주종합물류센터가 바로 이런 꼴이다. 제주산 농수축산물 물류비 절감 등을 위해 건립한 제주종합물류센터가 제구실을 못해서다. 자그만치 50억원 가까이 투입한 시설이 사실상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이다. 문제는 마땅한 해법도 찾지 못하고 있어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제주도는 2013년 7월 국비와 지방비 등 48억3000만원(국비·지방비 50%씩)을 들여 경기도 평택항 1만2193㎡ 부지에 지하 1층과 지상 2층, 연면적 3104㎡ 규모의 제주종합물류센터를 건립했다. 제주종합물류센터는 상온 작업장과 냉동·냉장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제주도가 제주종합물류센터 건립에 앞서 도외 전문기관에 의뢰한 타당성 용역 결과 큰 기대가 모아졌다. 연간 40억원의 제주산 농축산물 물류비가 절감될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1년부터 제주~평택항로를 오가던 카페리 운항이 중단되고 제주종합물류센터 위탁업체인 (주)신광이 2013년 수익성 등을 이유로 사업을 접으면서 정상 운영에 차질이 발생했다. 그 이후 제주도는 2015년 4월 신규 위탁운영업체로 롯데로지스틱스(주)를 선정해 재가동에 나섰으나 이 업체도 지난 1월 운영 포기의사를 밝힌 상태다. 제주종합물류센터가 활성화되지 않는 것은 제주~평택항로를 운항하는 카페리가 전무한데다 물류업체들이 평택항을 통한 제주산품 이송을 기피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제주 농수축산물 물류비 절감은 고사하고 연간 3억원의 부지 임차료만 꼬박꼬박 지출해야 할 판이다.

문제는 제주종합물류센터의 정상화가 쉽지 않다는데 있다. 제주도가 최근 제주종합물류센터 운영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냈지만 신규 사업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제주종합물류센터로써의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시설은 제주 농수축산물의 수도권 소비지 공동물류센터로 활용할 목적이었지만 현재 제주산품은 전혀 취급되지 않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나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본연의 역할을 못하는 제주종합물류센터를 처분하자니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매각처리 의사를 밝혔으나 보조받은 사업을 매각하는 것은 안된다는 입장이다. 당장의 임차료 부담이 문제가 아니다. 앞으로 적잖은 개·보수비까지 들어가게 된다. 때문에 '돈 먹는 하마'가 되지 않도록 제주종합물류센터의 활성화 방안을 서둘러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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