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 플러스] 제21회 2018제주들불축제

[휴 플러스] 제21회 2018제주들불축제
'들불의 소원, 하늘에 오르다' 제주들불축제 활~활
  • 입력 : 2018. 03.01(목) 20:00
  •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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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심·마조제 등 각종 경연으로 참여형 축제로 펼쳐
정월대보름에 펼쳐지는 '제주신화' 미디어쇼 관심
"제주다움 정체성 입히고 완성도 높인 대표축제로"


○… 불(火)에는 묘한 기운이 있다. 흔들리면서 피어오른 촛불을 마주하면 오히려 흔들리던 마음은 가라앉는다. 농민들이나 목축업을 하는 테우리들은 어땠을까. 들판을 태우면서 마음속에 어떤 불구덩이를 함께 태웠을지 모른다. 올해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새별오름에서 불과 함께 소원을 새기고, 액운을 태워낸다.…○

'들불의 소원, 하늘에 오르다'를 주제로 한 2018년 제주들불축제가 1~4일 제주시청광장과 애월읍 봉성리 새별오름에서 화려하게 펼쳐진다. 올해로 21번째 맞는 축제는 건강한 방목을 위해 들판의 해묵은 풀을 없애고,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해충을 없애기 위해 불을 놓아 들판을 태웠던 제주의 목축문화를 현대식으로 해석한 관광문화축제다. 세계인들이 주목하고 있지만 그 시작은 '제주인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반영한 '불놓기'였다.

'제주들불축제'의 원래 이름은 '정월대보름 들불축제'였다. 새별오름을 배경으로 대보름달이 뜨고, 그 오름이 타오르는 모습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전율을 주기에 충분했다. 1997년 시작돼 축제가 성장하는 동안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당시 기초자치단체장이었던 신철주 북제주군수의 혜안이 돋보이는 축제이기도 했다. '정월대보름'을 맞아 수복강녕과 풍요, 액운타파 등을 기원하면서 축제가 시작돼 네번째 행사부터는 애월읍 봉성리 새별오름으로 옮겨졌다. 시기적 특성상 꽃샘추위와 비바람 등 악천후로 '오름 불놓기'행사를 제대로 치르기가 녹록지 않았다. 구제역 여파로 취소된 적도 있었다. 그렇게 스물한번째. 올해에는 우연히 정월대보름(음력 1월 15일)과 들불축제가 정확하게 들어맞아 그 의미를 더하게 된다. 올해에는 그 의미를 담아 '유래비'도 세우게 된다.

고경실 제주시장은 "성년을 맞은 축제에 올해는 제주다움의 정체성이 깃들게 하고, 완성도를 높여 세계인이 사랑하는 축제가 될 수 있게 하겠다"며 "찾는 이들이 나쁜 액을 다 태우고 소망하는 모든 일이 성사되기를 축원하는 축제가 되길 바란다"고 초대말을 띄웠다.



▶정월대보름 세시풍속=매년 음력 1월 15일은 정월대보름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세시 명절의 하나로 음력 새해의 첫 보름날을 뜻하는 '정월대보름'은 전통적인 농경사회였던 한국에서는 마을 공동체를 기반으로 한해 농사의 풍요와 안정을 기원하는 날이었다. '삼국유사'에 대보름에 대한 첫 기록이 남아 있다. '꽉 찬 보름달'은 풍요와 생명력, 출산을 상징하기도 한다. 그런 보름달 중에서도 달을 기준으로 하는 음력 1월, 1년이 시작하는 달에 뜨는 대보름날에는 풍년을 기원하고 질병,액운을 막아 한 해가 평안하길 기원했다. 대표적인 절기 음식으로는 약밥, 오곡밥이 있다. 조상들은 이날 '귀밝이술'을 먹었는데 맑고 투명한 청주를 마시면 일 년 동안 즐거운 소식을 듣는다고 했다.'부럼'은 밤, 호두, 땅콩 등 단단한 견과류를 깨서 먹는데 부럼을 깨는 이유는 딱딱한 껍데기가 깨지는 소리에 역귀가 놀라 도망가면 한 해 동안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전해에 말려둔 '묵은나물(진채)'은 여름에 더위를 먹지 않는다고 했다.



▶다함께 즐기는 축제 '미디어쇼' 첫선=지난해 처음 운영된 서막행사는 야간공연에 집중됐지만 올해부터는 폭 넓은 연령층이 참여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구성했다. 삼성혈에서 시작하는 들불축제의 서막행사 하이라이트인 들불불씨 채화제례 및 봉송 퍼레이드에는 고양부 삼성재단, 제주큰굿보존회, 도립무용단, 해군 군악대, 자치경찰, 이도2동 풍물단 등 여러 유관기관이 하나돼 신성한 불씨를 제주시청까지 안치했다. 제주 삼성(三姓)에서 시작된 불꽃이 칠선녀에게 전달되고 제주의 불을 관장하는 神'영감'에게 전달되는 것으로 제주의 전통을 부각했다.

이번 축제는 제주다움의 정체성을 위해 개막행사와 본행사에 탐라국 탄생설화와 설문대할망 신화를 연계한 미디어 파사드쇼를 최초로 선보인다. 또 제주의 전통 불씨 운반도구인 '화심'을 도입해 삼성혈에서 채화한 불씨를 축제장까지 운반하고, 고려시대부터 말(馬)의 수호신에게 '마조제를 봉행한다. 축제 참가자의 다양한 참여를 위해 축제 마지막 날 오름 불놓기가 끝난 뒤 남은 재를 용기에 담아 기념품으로 판매하고, 새봄맞이 묘목 나누기 행사를 진행한다. 이와 함께 듬돌들기·집줄놓기·넉둥베기 등 각종 체험행사와 세계문화 교류 특별공연, 읍·면·동 음악잔치 등이 진행된다.



▶불씨를 마중하고 소원은 들불과 함께 하늘로=2일부터 본격적인 축제마당이 펼쳐진다. '들불의 소원, 꿈꾸는 날'로 정해 새별오름에서 다채롭게 펼쳐진다. 제주시청에 안치된 들불 불씨가 제주전역을 돌아 오후 7시 새별오름 들불안치대에 점화된다. 그 사이 제주들불축제의 역사와 기원의 뿌리를 각인시키는 유래비 고유제 및 제막식, 마조제, 듬돌들기, 집줄놓기, 넉둥베기 등 도민대통합 경연 체험행사, 희망 달집만들기 경연대회, 세계문화도시 특별공연, 들불불씨 봉송 전도 풍물 대행진, 들불 히스토리 영상에 이어 개막 공식행사가 진행된다. 들불축제 안치 점화식에 이어 평창 패럴림픽 성화 채화행사가 진행되고 나서 화심·불테우리 주제공연과 화심대행진 달집태우기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작년 '2017 제주들불축제'에서 펼쳐진 마상마예 공연. 사진=한라일보 DB

3일은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오름불놓기가 있는 날이다. '들불의 소원, 하늘에 오르는 날'로 정해 화심대행진과 오름불놓기가 진행된다. 오전 11시 다채로운 체험행사를 시작으로 대형 부럼깨기, 들불축제 발전방안 포럼, 마상마예공연, 세계문화 교류특별공연도 펼쳐진다.

마지막날인 4일은 '들불의 행복, 함께하는 날'이다. 새별오름에서 화합의 무대가 펼쳐진다. '농수축산물 큰 장'이 열리고 읍면동 풍물경연, 마상마예공연, 제주전통 민속체험 경연, 희망의 묘목 나누기, 들불방애재 판매관 운영, 주민화합 음악잔치, 불턱 흑돼지 꼬치구이마당, 폐막선언으로 축제마당을 마무리한다.



▶'새별오름' 축제장이 더 특별한 이유=들불축제 초기에는 제주 북부의 동쪽과 서쪽에 있는 마을공동목장 등 일정한 개최지 없이 여러 곳을 옮겨 다녀야 했다. 그러다 1999년 들불축제를 보러 제주를 찾는 관광상품이 등장하는 등 저변을 넓혀가면서 새천년을 맞이하는 2000년부터 제주시 애월읍 새별오름에서 고정적으로 축제를 열게 됐다. 당시 새천년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2000발의 폭죽을 터트리는 '뉴 밀레니엄 불꽃축제'를 선보였다.

특히 오름불놓기가 이뤄지는 새별오름은 역사적으로 유서가 깊은 곳이다. 고려시대 최영장군이 몽골의 잔존세력인 목호토벌의 전적지로 남쪽 봉우리를 정점으로 작은 봉우리들이 북서방향으로 타원을 그리며 옹글게 솟아있는 말굽형 화구를 갖고 있다. 표고 519.3m, 지상높이 119m, 둘레 2713m로 면적은 52만2216㎡에 이른다. 새별오름은 '하늘에서 제일 반짝이는 금성처럼 빛난다'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다. 제주 시가지와 서부권을 연결하는 기간도로인 평화로에 인접해 있어 교통이 편리하다. '새벨오름' '효성악' '신성악'이라 표기하기도 한다. 이현숙기자

▶축제장 찾아가려면=제주들불축제가 열리는 새별오름은 공항에서 버스로 30여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평화로 임시 정류장에서 내려 축제장까지 도보로 5분정도 이동하면 축제광장이 있다. 축제광장은 10만평 규모이다. 축제장까지 차를 갖고 갈 경우에는 인근 주차장(9100대 가능)을 이용하면 된다. 셔틀버스는 130여대가 운영되는데 제주시종합경기장과 탐동 제1 공영주차장에서 출발하는 2개 노선과 서귀포시 2청사에서 출발하는 노선 등 3개 노선이 운영된다. 운행 시간과 버스 노선은 들불축제 홈페이지(http://buriburi.go.kr)에서 확인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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