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쌓이는 해양쓰레기, 마땅한 대책도 없다

[사설] 쌓이는 해양쓰레기, 마땅한 대책도 없다
  • 입력 : 2018. 02.28(수) 00:00
  • 편집부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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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안이 마구 밀려드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물론 해양쓰레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해양쓰레기는 하천과 강에서 흘러든 쓰레기, 피서객과 낚시꾼들이 버린 쓰레기, 어선과 선박에서 나오는 쓰레기 등 다양하다. 문제는 해마다 많은 예산을 들여 해양쓰레기를 수거하는데도 줄지 않아 그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그렇다고 마땅한 대책도 없어 걱정이다.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바다에서 수거된 해양쓰레기는 2015년 1만4475t, 2016년 1만800t, 2017년 1만4062t으로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 관련 예산도 2015년 25억9900만원에서 2016년 35억700만원, 2017년 61억100만원으로 매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전국 최초로 해안가에 고정 배치돼 해양쓰레기만 전담 수거하는 '청정 제주바다 지킴이'제도를 도입해 시행중이다. 하지만 관련 정책이 대부분 수거 위주로만 진행돼 인력난과 처리난에 시달리고 있다. 해안가에는 돌출 암반이 많아 인력 투입이 어려운데다 해양쓰레기에는 염분이 함유돼 일반환경기초시설에서는 처리하기도 힘든 실정이다.

그제 본지가 확인한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해안도 마찬가지다. 스티로폼 부표 100여개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이 부표들은 그물과 막대기, 밧줄 등으로 연결돼 있어 양식장에서 유실돼 이곳까지 떠밀려온 것으로 보인다. 쓰레기 중에는 유리 같은 날카로운 것도 있어 해산물을 채취할 때 손을 베이는 일이 다반사로 벌어진다. 스티로폼의 경우는 갯바위에 부딪히면서 하얀색 가루로 바다를 뒤덮고 각종 어구들도 함께 뒤엉키면서 해양오염과 해안환경까지 해치고 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이 지난해 제주지역 해안쓰레기 모니터링 결과 플라스틱쓰레기 문제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거된 해양쓰레기 중 해양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플라스틱 비중이 전체의 47.2%에 달했다. 플라스틱쓰레기가 위험한 이유는 마모되고 파손되는 과정에서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이 미세플라스틱을 해양생물이 섭취하면 궁극적으로 우리의 밥상으로 올라오게 된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선박사고의 10% 가량이 해양쓰레기 때문에 발생한다는 사실이다. 바다에 버려진 밧줄이나 어망이 선박의 추진기에 감기면 대형사고를 부른다. 이처럼 해양쓰레기는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선박사고의 원인이 된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그런만큼 바다는 우리 모두가 함께 지켜야 할 우리의 삶의 터전임을 인식시켜 나가는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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