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의성 '마늘 소녀들' 한국 컬링 새 역사 쓰다

[올림픽]의성 '마늘 소녀들' 한국 컬링 새 역사 쓰다
한국, 미국 9-6으로 꺾고 올림픽 출전 사상 첫 4강 진출
  • 입력 : 2018. 02.20(화) 17:43
  •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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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강원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예선 대한민국과 미국의 경기.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 시작에 앞서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우리는 사명감으로 올림픽에 왔어요. 한국 컬링의 새 역사를 써야 한다는."

여중생·여고생 시절 처음 컬링을 접한 경상북도 의성 소녀들이 성인이 돼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컬링의 새 역사를 썼다.

김은정 스킵과 리드 김영미, 세컨드 김선영, 서드 김경애, 후보 김초희로 이뤄진 여자컬링 대표팀은 20일 강릉컬링센터에서 미국을 9-6으로 제압하며 평창동계올림픽 4강 진출을 확정했다.

대표팀은 예선전적 6승 1패로 10개 출전국 중 가장 먼저 4강에 안착했다.

한국 컬링이 올림픽 4강에 진출한 것은 역대 처음이다.

한국 컬링은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처음 올림픽 무대에 섰다. 당시 태극마크를 달았던 경기도청 여자컬링팀은 3승 6패로 8위를 차지했다. 출전국 중 세계랭킹이 가장 낮았던 당시 대표팀으로서 '깜짝 선전'이었다.

4년 뒤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한 대표팀은 경북체육회 소속이다. 소치 동계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 결승에서 경기도청에 패해 4년간 절치부심했던 팀이다.

지금의 대표팀은 소치 대회의 성적을 이미 훌쩍 넘었고, 사상 최초 4강을 넘어 사상 최초의 올림픽 메달까지 바라보고 있다.

김민정 감독까지 모두 김 씨여서 눈길을 끄는 대표팀은 김초희를 제외하고 모두 의성 출신이다.

20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여자 컬링 예선 대한민국과 미국의 경기. 한국의 주장 김은정이 스위핑 방향을 지시하고 있다.



김은정과 김영미는 의성여고에서 함께 컬링을 시작했다. 김영미의 동생인 김경애는 의성여중에서 김선영과 컬링을 시작했다.

경기도 출신 고교 유망주였던 김초희는 졸업 후 경북체육회로 둥지를 텄다. 경북체육회 컬링팀의 '홈' 의성컬링훈련원이 있는 의성은 김초희의 제2 고향이다.

의성은 마늘이 특산품인 소도시지만,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돌풍을 일으킨 여자컬링 대표팀의 활약으로 컬링의 도시로 거듭났다.

대표팀은 한국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에는 꼭 나가야 한다며 기술 훈련은 물론 정신력 훈련까지 치밀하게 준비한 덕분에 실전 무대에서 꽃을 활짝 피우고 있다.

척박한 환경에서 피운 꽃이어서 더욱 의미가 크다.

한국에서 컬링은 비인기 종목이고, 환경도 척박하다. 대표팀은 태극마크를 단 이후에도 훈련 공간이 없어서 태릉, 이천, 진천, 의성 등을 떠돌아야 했다.

대표팀은 힘들게 훈련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올림픽 기간에도 눈물을 보였다.

이들은 눈물을 훔치면서 "우리는 한국 컬링의 새 역사를 쓰고 싶다"고 강조했다.

메달권인 4강에 진출한 이들은 컬링 사상 최초의 메달을 향해 더욱 독하게 마음을 다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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