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분뇨 무단배출 후폭풍… 지하수 오염 '심각'

가축분뇨 무단배출 후폭풍… 지하수 오염 '심각'
道, 한림읍 상명리 지하수 관정 수질분석
14곳 관정 中 9곳 '지하수 환경기준 초과'
  • 입력 : 2018. 02.19(월) 14:47
  • 손정경기자 jungkson@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제주도가 조사·관측정을 뚫을 때 지표면으로부터 21m 깊이의 시추코어도 가축분뇨에 오염된 사실이 확인됐다. 사진=제주도 제공

불법배출된 가축분뇨로 인한 제주 지하수 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해 가축분뇨가 무단배출된 제주시 한림읍 상명리 일대 지하수 오염실태를 조사한 결과 지하수 관정 14곳 중 9곳이 지하수 환경기준을 초과했다고 19일 밝혔다.

제주자치도가 지난해 8월부터 상명리 지역의 지하수 관정 14곳을 대상으로 강우 전·후 수질시료 등 총 430건에 대한 지하수 수질을 분석한 결과 관정 9곳에서 질산성질소 농도가 환경정책기본법에 따른 지하수 환경기준(10㎎/L이하)을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질산성질소 10㎎/L 이상이면 먹는 물로 사용이 금지된다.

또한 오염된 관정 3곳의 경우 질산성질소 농도가 생활용수 수질기준(20mg/L)도 초과했으며 이같이 오염된 지하수를 정화하는데 길게는 수십 년이 소요될 전망이어서 가축분뇨 무단배출에 따른 후유증이 우려되고 있다.

이와 함께 대부분의 관정에서 비가 내린 직후에 질산성질소 농도가 높게 나타났는데 지표면과 지층의 틈에 쌓여있던 가축분뇨가 빗물과 함께 투수성 지층이나 지하수 관정의 외벽을 따라 지하수로 유입되는 게 원인으로 분석됐다.

제주도는 아울러 조사·관측정을 뚫을 때 지표면으로부터 21m 깊이의 시추코어도 가축분뇨에 오염된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가축분뇨의 불법배출이 광범위하게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양보 제주도 환경보전국장은 "자연정화에 의한 수질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현재는 지하수로 오염물질이 확산되기 전에 빼내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며 "예비비 9억원을 투입해 시추조사를 진행 중이며 조사가 마무리되면 지하수 수질전용관측공으로 전환해 상시 수질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1716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