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뒷북 대응·미온적인 대처가 폭설 대란 가중

[사설] 뒷북 대응·미온적인 대처가 폭설 대란 가중
  • 입력 : 2018. 02.12(월) 00:00
  • 김현석 기자 ik012@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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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계속된 폭설·한파는 불가항력적인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제주도 등 유관기관의 대응은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제대로 대처를 했더라면 도민 불편이나 혼란은 다소나마 줄일 수 있었다. 특히 지난 8일 기상청의 오보와 뒷북 대응은 폭설 대란을 더욱 부추겼다. 이날 도민들은 전날 기상청의 적설량 예보를 믿고 평소처럼 출근길에 나섰다가 큰 낭패를 당했다. 적설량이 1㎝ 내외에 머물 것이라던 예측은 완전 빗나갔다. 새벽부터 불과 몇 시간 만에 제주 도심에 13㎝에 이르는 눈이 내리면서 도로는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이어졌다. 제주공항 활주로도 또 다시 폐쇄되면서 이용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기상청은 눈이 그치지 않자 뒤늦게 폭설주의보를 발표했다. 전형적인 뒷북 대응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예보능력도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특보를 발표하기 불과 3시간 전의 기상정보에서도 1~3㎝ 내외로 예보했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이러니 기상청의 예보를 불신하는 것 아닌가. 기상청도 "눈구름이 이렇게 발달할지를 예측하지 못했다"며 예보에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의 안일한 대응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기상청의 예보에 따른 조치이긴 하지만 재난대책본부는 대설특보 해제와 함께 서둘러 해체했다. 이날 오전 8시가 돼서야 비상본부를 구성 비상 1단계에 돌입했지만 이미 골든타임을 놓친 뒤였다. 며칠 계속된 눈날씨로 도민 불편이 여전한데다, 쌓인 눈으로 농작물 피해 등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점을 감안하면 좀 더 신중한 대응이 아쉽다. 뒤늦게 도·행정시와 민간 장비 등 150대를 투입 제설작업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이 뿐이 아니다. 폭설·한파 기간 도민의 발이어야 할 대중교통 이용불편이나 안전성 우려 등도 여전하다. 8일 제주도의회에서도 대중교통 부실운영에 대한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폭설·한파 같은 이상기후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사전 철저한 대응태세를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제주도를 비롯 유관기관은 부실 대응의 원인과 문제점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보완과 개선이 필요하다. 혼란과 불편,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응 매뉴얼을 정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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