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재의 목요담론] 제주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2차 재인증을 앞두고

[이수재의 목요담론] 제주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2차 재인증을 앞두고
  • 입력 : 2018. 02.08(목) 00:00
  • 김현석 기자 ik012@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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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을 받은 것이 2010년이고, 2014년에 1차 재인증을 거친 후 다시 4년이 지나 올해 다시 2차 재인증을 하게 된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은 축구 경기처럼 인증 체계를 운영하는데, 운영이 미흡하면 첫 번째는 노란색 카드를 발급하고, 이것을 연속으로 두 번 받으면 바로 빨간색 카드를 발급하여 세계지질공원 자격을 박탈한다.

작년에 유네스코가 실시한 재인증 대상 세계지질공원은 총 35개소였는데, 이 중 23개소가 녹색 카드를 받아 인증 기간을 4년 연장한 반면, 12개소는 노란색 카드를 받아 인증기간이 2년으로 한정되었다. 이를 보면 약 1/3이 세계지질공원 운영을 잘 못 했다는 의미이다.

주요한 미흡 요인을 살펴보면, 이전의 재인증 조건의 이행 미진, 지질공원 전담직원의 부재, 정규직 지질전문가의 미고용, 세계지질공원의 판별기준에 미달, 세계유산, 생물권보전지역, 국립공원 등 다른 지정지역의 중복 시 차별성 부족, 10년 이상 오래된 세계지지질공원이지만 선도적 역할 미진, 협력업체 선정 지침 내용 미흡, 국제 활동 참여 저조, 세계지질공원 가시성 부족, 국립공원 등 다른 지정지역만을 홍보, 도서지역의 경우 공원 면적 확대 노력 부족, 유네스코 로고를 상업적으로 사용, 관리계획의 미작성 등이다. 이를 보면 유네스코의 재인증 심사가 매우 엄격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유네스코에서는 재인증 심사 양식을 2017년 말에 개정하였는데, 이전보다 더 명확하고 구체적인 사항을 평가하는 방법으로 변경되었다. 이는 유네스코가 현장 평가자에게 더욱 엄격하게 평가를 진행하라는 요구와 일치하며, 향후에도 이러한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재인증은 철저히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의 생물권·지질공원연구과는 개정된 양식에 따라 재인증서를 작성하여 지난 2월 1일에 유네스코에 송부하였다. 초안 작성 내용을 살펴보니 4년 전에 받은 권고 사항은 어느 정도 충실하게 진행된 것으로 보이므로, 이제 남은 것은 올해 실제 현장실사에서 평소대로 연출을 매끄럽게 하는 것과 남은 기간 추가로 보완할 사항을 마무리하는 일만 남았다.

지금까지 8년째 세계지질공원을 운영하면서 국제적인 수준까지 올라간 제주도는 국내외에서 모범적 장소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지질공원의 도입 및 정착을 넘어 본격적인 활성화 초기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따라서 재인증 현장실사를 준비하는 한편, 지질공원 운영으로 인한 지역경제 효과가 실질적으로 더욱 증대될 수 있는 방향으로 전략을 집중할 때가 되었다.

제주도는 2013년에 아시아태평양지질공원망(APGN) 대회를 유치한 적이 있으므로, 세계지질공원망(GGN) 대회를 유치하게 되면 더 높은 도약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다. 2018년은 이탈리아에서 GGN 대회가 열리므로 2020년 혹은 2024년을 목표로 하여 착실하게 준비하여 GGN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게 되면 세계인이 제주를 바라보는 시각은 또 한번 달라질 것이다. 마침 2024년은 약 1만명이 모이는 국제지질과학총회(IGC)가 부산에서 열리므로 2020년 이후 몇 년간은 한국의 지질이 국제적으로 주목을 집중적으로 받을 것이다. 따라서 이들에게 제주 지질 및 경관의 우수성과 지질공원의 운영 노하우를 보여준다면 제주도는 세계적인 지질유산 및 지질관광지로 거듭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수재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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