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엔 폭우, 겨울엔 폭설... 농가는 한숨

여름엔 폭우, 겨울엔 폭설... 농가는 한숨
제주동부 계절마다 천재지변... 농가 피해 계속 늘기만
  • 입력 : 2018. 02.07(수) 17:11
  • 이태윤기자 lty9456@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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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6일 최근 내린 폭설로 무너져내린 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 소재 레드향 비닐하우스. 이태윤기자

"계절마다 발생되는 천재지변을 누구의 탓으로 돌리지도 못하고 한숨만 깊어지네요."

지난해 말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밭작물이 물에 잠기고 주택 침수 피해 등이 잇따른 제주 동부지역이 이번엔 폭설로 인한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설 명절을 앞둔 시점에서 폭설로 인해 감귤 비닐하우스가 무너지는 등 동부지역에 농작물 피해가 잇따르면서 농가들의 한숨 섞인 토로가 이어지고 있다.

연일 이어지는 폭설로 지난 6일 오현택(47)씨의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 소재 감귤 하우스 약 3600㎡(1100평)가 눈의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폭삭 내려앉았다.

오씨는 "계절별로 발생되는 천재지변을 누구의 탓으로 돌리지도 못하고 한숨만 깊어지고 있다"면서 "올해 자신의 이름으로 짓는 첫 농사인데 이렇게 허망하게 한해 농사를 망쳐버려 억장이 무너져 내리는 심정이다"고 토로했다.

이어 오씨는 "지난해 귀농 이후 해당 하우스의 시설보강까지 마친 상태에서 일년도 채 되지 않아 하우스시설이 무너져 내렸다"면서 "하우스시설 안에는 아직 수확하지 못한 감귤도 있는데 현재까지 막대한 양의 눈이 시설물을 덮고 있어 복구 작업에 손도 못 대고 있는 실정이다"고 호소했다.

서귀포시 성산읍 지역에서 무 농사를 짓고 있는 현승민씨는 "정확한 피해는 날씨가 풀리는 시기에 알 수 있지만, 이번 폭설로 산간지역의 월동무의 언 피해가 불가피할 것 같다"면서 "또한 모래로 구성된 해안지역의 밭 경우에는 무에 바람이 들어 푸석푸석해 맛이 없어지는 스펀지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어 현씨는 "올림픽과 설 명절을 앞두고 당근 무 등 채소의 수요가 많아지고 있는데, 지난해는 폭우로 올해에는 폭설로 동부지역의 농민들이 시름하고 있다"면서 "행정에서 지원되는 피해 보상 금액은 실질적인 복구비에 턱없이 모자란 상태로 국회 차원에서 보상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귀포시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내린 눈으로 인해 남원읍 수망리의 레드향 비닐하우스 16동, 의귀리의 천혜향 비닐하우스 17동, 한남리 레드향 비닐하우스 12동이 무너져 내렸으며, 1월 23일부터 2월 7일 현재 동부지역에서만 총 9건의 비닐하우스(73동)가 피해 접수·완료한 상태이다.

이에따라 시는 민·관·군경 및 하우스 시공업체, 자원봉사센터 등을 긴급 투입해 복구에 나서는 한편 '피해복구 일손돕기 지원 창구'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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