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농작물 피해 눈덩이… 농심도 춥고 시리다

[사설] 농작물 피해 눈덩이… 농심도 춥고 시리다
  • 입력 : 2018. 02.07(수) 00:00
  • 이윤형 기자 yhlee@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연일 이어지는 폭설과 한파 속에 월동무를 비롯 다른 농작물에도 피해가 확산되고 있어 걱정이다. 아직 수확하지 못한 월동무의 경우 이미 대부분 언피해를 입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감귤과 월동채소도 장기간 폭설 한파에 노출되면서 피해는 현실화되고 있다. 수확의 기쁨을 누려야 할 농심이 매서운 한파만큼이나 춥고 시리다.

지난 4일 기준 행정기관의 조사 결과 농작물 피해는 매우 심각하다. 제주시의 경우 112농가에서 403.1㏊, 서귀포시는 300농가에서 684.3㏊가 접수됐다. 모두 412농가에서 1087㏊ 면적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여기에 지난달 닥친 한파로 접수된 피해가 33농가에서 89.1㏊에 이른다. 이미 도 전역에서 445농가, 1176.5㏊ 면적이 피해를 입은 상황이다. 한파가 며칠째 이어지고 앞으로도 예상된다는 점에서 피해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수확하지 못한 월동무의 경우 80% 정도 면적이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게다가 우려되는 것은 피해가 월동무 등 특정 작물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감귤류는 물론 콜라비나 브로콜리 등 겨울채소와 깻잎 등에도 예외없이 폭설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또 있다. 당장 눈에 보이는 피해가 전부는 아니라는 것이다. 폭설과 한파에 노출된 노지 만감류의 경우 겉으론 멀쩡해 보이지만 앞으로 작황에 좋지않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쓴 맛이 나는 성분이 발생해 상품성이 떨어지고 출하하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 한파 피해를 줄이기 위한 예방대책과 함께 앞으로 지속적인 작황관리가 중요한 이유다.

이번과 같은 폭설 한파는 농가로선 역부족인 상황이다. 농정당국이 농가의 근심을 덜어주기 위한 전방위적인 대책을 수립하고 지원에 나서야 한다. 농작물 피해신고기간도 탄력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 제주시는 당초 2일 마감에서 오는 10일까지로 피해신고기간을 연장했다. 하지만 폭설과 농가 실정을 감안하면 제대로 된 피해 집계가 이뤄질 지 의문이다. 피해를 당하고도 지원에서 소외되는 일이 있어선 안된다. 이런 때 일수록 탁상 행정이 아니라 실질적인 지원책이 나와줘야 한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9411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