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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발발 70년 만에 구순의 노인들 법정 출두
제주지법, 5일 재심개시 여부 결정 위한 심문
"범죄 사실 아무도 몰라" 공소사실 특정 쟁점
표성준 기자 sjpyo@ihalla.com
입력 : 2018. 02.05. 16:4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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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당시 억울하게 옥살이한 피해자들이 휠체어에 의지하거나 가족의 손을 잡고 법정에 출석했다. 백살을 눈앞에 둔 이들은 재판 도중 재판부에 할 말이 있다며 손을 들기도 했으며, 재판부 역시 방청석과 질문을 주고받으면서 법정 분위기가 자유토론장을 방불케 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제갈창 부장판사)는 5일 오후 201호 법정에서 18명의 4·3 수형인들이 제기한 '4·3재심청구'와 관련해 재심 개시 여부를 가리기 위한 심리를 진행했다. 이날 법정에는 재심을 청구한 고령의 피해자들뿐만 아니라 4·3 등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도 대거 참석해 4·3 발발 70년 만에 제기한 재심에 쏠린 관심의 무게를 알려줬다.

 재판부는 이날 심리에서 4·3 재심 사유가 인정되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학자들에게 질의하고, 외국의 사례도 찾아봤지만 확답을 얻거나 전례를 찾아볼 수 없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당시 공소사실이 남아 있지 않아 재심을 개시하기 어렵다며 변호인측과 방청석을 향해 "당시 계엄 자체의 위법성과 관련해 일제 하 구 계엄령 관련 자료가 있는지 확인해달라"고 주문하는 등 적극성을 보였다.

 재판부는 "재심을 위해선 공소사실이 특정돼야 하지만 지금으로선 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않아 재심하면 기각할 수밖에 없고, 그렇다면 재심의 의미가 없다"며 "희생자 중 무장대와 비무장대를 어떻게 구분하나? '무고한' 희생에 관한 재심이 돼야 하고, 그에 대한 부분을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판이 끝난 뒤 장완익 변호사는 "재판부는 아직까지 당시의 판결문, 공소장, 수사기록, 재판기록 등 구체적인 기소사실이 나오지 않아 재심 절차가 적법한지 고민인 것"이라며 "검찰이나 국가기록원은 자료가 있다고 하니 그걸 받아서 검토해보고, 앞으로 당시 재판이 있었던 걸 입증하면서 쟁점을 정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법원은 오는 3월 19일 오후 2시 재심을 청구한 수형인 4명과 함께 전문가를 증인으로 불러 두번째 심문기일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4·3도민연대는 4·3수형생존인 18명과 함께 지난해 4월 19일 대한민국을 상대로 제주지방법원에 '4·3재심청구서'를 제출했다.

 4·3도민연대는 "1948년과 1949년의 군법회의는 민주국가에서 재판이 갖춰야 할 최소한의 절차도 없이, 또 판결문도 없는 '초사법적 처형'이었다"며 "이번 4·3재심청구소송은 형사재판을 다시 해달라는 단순한 재판개시 요구가 아니라 전쟁도 아닌 상황에서 국가공권력에 의해 어이없이 숨져간 3만여 4·3영령의 희생과 수만명에 달하는 유가족의 불명예를 회복하고 전 제주도민의 자존을 되찾으려는 간절하고 절실한 요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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