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장군 기승에 도내 골프장 '속앓이'

동장군 기승에 도내 골프장 '속앓이'
잦은 눈날씨에 눈도 잘 녹지 않아 휴장 속출
1월 한 달 간 20일 휴장한 곳도… 캐디 생계 걱정
  • 입력 : 2018. 01.31(수) 17:40
  • 채해원 기자 seawo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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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내 골프장들이 동장군의 위세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지난 1월 한 달 간 제주지역에 연일 눈날씨가 계속되고 최저기온까지 영하로 떨어지면서 대부분의 업체가 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31일 골프업계에 따르면 제주시내 중산간 지역에 위치한 A골프장은 계속되는 눈날씨로 1월 한 달에만 20일을 휴장했다. 지금도 홀에 20㎝의 눈이 쌓여있어 주말인 4일까지 휴장을 계획하고 있다. 만약 오는 주말 예정대로 눈이 내린다면 휴장이 더 연장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른 골프장들의 상황도 비슷하다. 제주도내 30개 골프장 중 대부분이 1월 한 달 중 절반 이상 휴장했고 가장 지대가 낮은 곳에 위치한 중문CC 역시 3일간 휴장했다.

 특히 올해의 경우 해안지역에 위치한 골프장들도 타격을 입고 있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날이 많으면서 쌓인 눈이 녹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골프업계는 눈이 많이 내린 지난 2016년 1월보다 올 1월의 피해가 더욱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제주시 기준 2016년 1월에 눈이 내린 날은 9일, 최저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날은 5일에 불과했지만 올해의 경우 눈이 내린 날만 12일, 최저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날은 9일에 달하기 때문이다. 2016년 1월의 골프장 이용객이 전년대비 14% 감소한 7만8000명을 기록했던 것을 고려하면 지난달 골프장 이용객은 더 줄어들 전망이다.

 골프장들이 장기간 휴장하면서 게임에 참가해 돈을 버는 골프경기보조원(캐디)들도 실업자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B골프장 관계자는 "캐디 전원이 쉬고 있으며 이중 30%는 휴장을 하지 않는 골프장에서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고, 나머지는 귤 수확 등 일용직으로 근무하며 돈벌이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호 제주도관광협회 골프장업분과장은 "최근 5년 간 이렇게 눈이 내린 적은 없는 것 같다"며 "예전엔 하루 이틀이면 눈이 녹았는데 올해는 잘 녹지도 않아 내장객 수 등은 전과 비교할 수 없이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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