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가격 호조에 농협 군납 딜레마

감귤가격 호조에 농협 군납 딜레마
2017년산 납품단가 ㎏당 1636원으로 시세 밑돌며 수억원 손실
참여농협, 도에 물류비 요청… 한농연 "행정서 손실금 지원 안돼"
  • 입력 : 2018. 01.22(월) 17:45
  • 문미숙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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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산 노지감귤 가격이 급등하면서 군부대에 감귤을 납품하는 지역농협의 손실규모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딜레마에 빠졌다.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군부대와 계약한 물량을 책임지고 납품해야 하는 지역농협 입장에선 손실액이 수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역농협은 제주도에 물류비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도내 한 농업인단체는 지역농협의 손실액을 행정이 지원해선 안된다는 성명을 내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농협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2017년산 노지감귤의 군납 계약물량은 3667t으로 이달 10일까지 73.5%(2696t)가 납품됐다. 참여농협은 제주시지역에서 조천농협, 서귀포지역에서 중문농협이 대표농협을 맡아 군납 참여를 희망하는 12개(제주시 9개, 서귀포시 3개) 지역농협에 물량을 배정하고 있다.

2017년산 군납감귤의 납품단가(물류비 포함)는 ㎏당 1636원이다. 최근 3년 납품단가(2014년산 1897원, 2015년산 1799원, 2016년산 1783원)에 견줘 147~261원 낮은 수준이다. 납품단가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2개년(2014~2015년산) 평균 도매가격으로 결정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생산량이 역대 최저수준인 2017년산 노지감귤 가격이 사상 최고가를 형성하면서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군납하는 지역농협이 수억원의 손실을 보게 됐다는 점이다. 또 지난해 12월 중순부터는 농협 산지유통센터(APC)를 통해 계통출하하는 공선회원의 감귤 물량으론 부족해 일부는 개별농가로부터 시장가격으로 매입해 납품하면서 ㎏당 450~500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1622t을 군대에 납품하는 중문농협 등 서귀포시 지역 3개 농협에서 약 6억원의 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농협은 최근 제주도에 군납에 따른 손실금 가운데 제주에서 육지부 군납납품대행업체로 보낸 감귤을 다시 개별 군부대로 보내는 운송비(10㎏ 상자당 3000원)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중문농협 관계자는 "올해 감귤생산량이 감소한데다 가격도 높게 형성되면서 농가에서도 참여를 꺼려 원물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작년에도 군납을 통해 1억5000만원정도를 손해봤는데 올해는 손실금 규모가 눈덩이처럼 커져 물류비를 행정에서 일부 지원해주면 앞으로 군납기금 조성 등을 검토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이달 농협을 방문한 방위사업청에도 군납감귤의 계약재배가 가능하도록 단가협의를 9~10월이 아닌 3~4월로 앞당기고, 군납단가도 시세를 반영할 수 있도록 개선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군납 농협의 손실금 보전 요청에 대해 제주도 관계자는 "공식 문서로 아닌 구두 요청했는데, 지역농협의 손실금 보전을 지원해줄 근거는 없다"며 고민중인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농업경인제주도연합회는 22일 성명을 내고 "제주도에 군납에 따른 지역농협의 손실보전금 지원을 요구한 것은 경제사업 손실에 따른 조합원들의 비판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며 "감귤 유통물량 조절과 감귤 홍보를 명분으로 군납 손실금을 도민 혈세로 줄이기 위한 책임 회피"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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