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용진의 한라시론] 지방선거와 정치인

[양용진의 한라시론] 지방선거와 정치인
  • 입력 : 2018. 01.18(목) 00:00
  • 김현석 기자 ik012@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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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의 화두는 무엇일까? 현재로서는 평창 동계 올림픽이 국민적 화두이고 그와 함께 북한의 올림픽 참가, 그리고 최근 며칠 동안은 비트코인이라 불리는 가상화폐의 규제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제주도민으로서는 이러한 사안들보다 6월에 치러질 지방선거가 사실상 더 피부에 와 닿는 현실적인 관심사이다. 제주도의 살림을 이끌어갈 도백과 지방의원들이 어떤 인물이 선출되느냐에 따라 지역민들의 생활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변화의 영향이 지대하기 때문이다.

우리 국민은 지난 해 역사에 남을 만한 직접 민주주의의 본보기를 보여 주었다. 국가 최고 수반이라 할지라도 국민의 뜻에 반하는 비리를 저지르면 용납하지 않으며 비폭력 군중의 힘으로 끌어 내릴 수 있음을 전 세계에 보여 준 것이다. 전 세계 선진국들이 자본주의의 부의 축적 과정에서 도덕성이 배제되며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는 와중에 대한민국은 오히려 민주주의의 진수를 보여줌으로써 그들의 귀감이 되고 있고 유럽의 유명 언론에서는 자신들의 정부와 국민들에게 한국을 배우자고 부추기고 있기도 하다. 그렇게 민주적 역량을 보여주었던 우리들이 올해 지방선거는 어떻게 치러내야 할 것인가 생각 해 보자.

지금까지 우리의 선거는 패거리 정치로 일관되어 왔다. 정책과 토론은 사라지고 혈연, 지연, 학연으로 얽히고설킨 조직 선거를 당연한 것으로 치부해 왔고 그런 조직을 운영하기 위해서 암암리에 부끄러운 돈을 감추며 사용해야 했고 그래서 정치는 염치없고 낯 두꺼운 자들만이 선점할 수 있는 일이었다. 이제는 그런 행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조직 없이 선거를 치르는 것이 아니고 후보자의 정책과 인격을 기초로 자발적인 참여자들에 의해 조직이 꾸려져야 하며 선거이후를 기약하는 모든 인연의 끈을 스스로 끊어낼 줄 아는 조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들의 이익을 좇아 이합집산을 거듭하고 줄 세우기를 강요하는 행태를 보이고 철마다 나타나는 선거운동꾼들이 모여드는 정당이나 후보자는 결국 그들에게 빚쟁이가 될 수밖에 없고 그로인해 깨끗한 정치를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지방선거는 사실상 정치인을 뽑는다기 보다 실질적인 살림을 잘 이끌어나갈 행정전문가를 뽑는 것이기도 하다. 중앙에 진출할 정치인을 우선하기 보다는 지역의 현안을 심도 있게 논의하여 해결책을 제안하고 도민들과 소통하여 미래의 큰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지역의 선출직 정치인이어야 한다. 당장의 실적에 혈안이 되어 밀어붙이기 보다는 차근차근 도민들과 협의하고 설득하여 도민들이 피해의식을 갖지 않도록 배려하는 사람이 지방행정을 책임져야 한다. 세상 모든 일에는 양면성이 존재한다. 공적인 업무를 추진함에 있어서도 이익을 보는 자와 손해를 보는 자가 동시에 존재한다. 지난 세월 도백들과 도의회에서 보여준 행태는 외자유치, 또는 일자리 창출 등을 핑계로 기득권자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거수기 역할을 충실히 하며 전체 도민들과 다음세대의 도민들이 입는 피해에 대해서는 소극적으로 대처해 온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또한 중앙정부의 눈치를 보며 지역민을 위한 방패 역할을 거부하고 지역민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일을 소홀히 한 경우도 허다하다.

올 해 지방선거는 철저하게 이지역의 대다수 도민들과 소외 계층, 권력에 의해 피해를 입은 지역민들을 모두 안아줄 수 있는, 최소한 안아주기 위해 진정성을 가지고 노력하는 사람이 많이 등장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양용진 제주향토음식보전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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