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혁의 건강&생활] 지역친화적 치매학습지 '뇌똑똑'

[박준혁의 건강&생활] 지역친화적 치매학습지 '뇌똑똑'
  • 입력 : 2018. 01.17(수) 00:00
  • 김현석 기자 ik012@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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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수준은 치매 발병과 깊은 연관이 있다. 우리나라 대규모 역학조사에 의하면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에서 무학은 약 2배, 문맹은 약 4.7배 치매의 위험도를 높였다. 인지예비용량(cognitive reserve)은 신경병리적 뇌 손상에 대한 뇌의 회복력을 말한다. 인지예비용량이 클수록 뇌 손상으로부터 뇌의 기능을 보호하는 능력이 크다. 치매의 경우는 인지예비용량이 클수록 치매 임상 증상이 나타나는 시점이 늦어진다. 교육과 생활 습관은 이러한 인지예비용량과 가장 큰 연관이 있는데, 높은 교육수준과 뇌를 자극하는 지속적인 생활습관은 인지예비용량을 증가시켜 치매를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나이가 들어서도 뇌를 자극하는 다양한 활동 즉 독서, 운동, 교육 활동 등은 치매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운동은 신체적으로 건강하게 할 뿐만 아니라 생각을 활성화하는 엔진 역할도 한다.

현재 치매약은 진행속도를 늦출 뿐 치매를 앓기 전 상태로 되돌리지는 못하기 때문에 치매는 치료보다는 예방이 더 중요하고 치료의 측면에서도 비약물 치료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운동치료, 현실인식훈련, 인지훈련치료, 회상치료, 인지자극치료, 음악치료 등의 다양한 비약물 치료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이 되고 있다.

현재 지역사회 내 전문적인 치매 예방 프로그램이 부족하고 치매를 조기 진단받더라도 병원에서는 약물치료 이외에 다른 치료서비스를 받을 수가 없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인지재활프로그램 서비스를 받으려고 해도 최경도 치매는 관련 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배경 하에 제주특별자치도 광역치매센터는 개소 때부터 전문적인 치매예방 프로그램의 부재와 치매의 비약물 치료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서 최경도 치매, 경도인지장애 환자 대상으로 비약물 치료 프로그램과 치매예방프로그램 개발을 계획하였다. 그리하여 1년여 동안의 정기적 자체 세미나, 문헌 리뷰, 자료 검색 등의 준비 기간을 거쳐 치매고위험군 및 최경도 치매환자를 대상으로 한 치매학습지 '뇌똑똑'을 2017년 9월 21일에 첫선을 보일 수 있었다. 계획단계부터 치매환자, 가족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 결과, 지역사회 대표 일간지인 한라일보와 협약을 맺어 매주 수요일 신문 지면을 이용할 수 있었다.

문항 출제는 정기적인 자체 세미나를 통해서 제주도의 문화와 환경을 기반으로 한 치매학습지 문항개발 및 선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17회차가 진행되고 있고 연 단위로 학습지를 묶어서 책으로도 발간하고, 향후에는 치매의 심각도별로 학습지를 좀 더 세분화시킬 예정이다.

제주지역 6개 보건소의 치매안심센터가 올 6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되면서 치매환자 및 가족에 대한 직접 서비스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광역치매센터의 역할과 위상에도 큰 변화가 생겼고, 치매안심센터 직원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과 운용할 프로그램의 개발이 광역치매센터의 중요한 역할이 될 것이다. 지역사회 친화적 치매학습지 '뇌똑똑'은 치매고위험군에서 인지예비용량을 늘려서 치매를 예방하고, 초기 치매환자의 인지재활을 통해 치매의 진행을 늦추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 가족들도 치료팀의 일원으로 동참하면 환자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고, 가족이 느끼는 무력감도 줄일 수 있다. 매주 수요일 한라일보 지면을 통해서 또는 제주특별자치도 광역치매센터의 홈페이지에서 무료 내려받기가 가능하니 많은 분들이 이용하기를 바란다.

<박준혁 제주특별자치도 광역치매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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