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맞벌이 불구 저소득에서 못벗어나는 현실

[사설] 맞벌이 불구 저소득에서 못벗어나는 현실
  • 입력 : 2018. 01.15(월) 00:00
  • 이윤형 기자 yhlee@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2016년 제주지역 경제성장률은 6.9%로 전국 최고다. 2015년 5.3%에 이어 2년 연속 전국 1위다. 지난해는 4% 중반대의 견조한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올해도 이러한 흐름은 이어지리라는 분석이다. 우리 경제가 장기간 침체국면에도 제주지역은 나름대로 잘 나가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경제성장이 도민들의 삶의 질 항상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은 문제다. 제주도정이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저소득층이나 사회초년생들에게 현실은 버겁다. 신혼부부의 경우만 봐도 그렇다.

통계청이 최근 내놓은 '2016년 신혼부부 통계'는 제주지역 신혼부부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최근 5년 이내 혼인신고한 도내 신혼부부는 1만8469쌍으로 1년 전보다 1.6% 늘었다. 초혼부부가 73.4%, 재혼부부가 26.4%를 차지했다. 단란하게 가정을 꾸리고 출발하는 도내 신혼부부 절반 가까이는 맞벌이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혼부부중 맞벌이 비율은 전체의 47.2%로 전국 평균보다 2.7%포인트 높았다. 그럼에도 소득은 기대치 이하였다. 전체 신혼부부의 2016년 소득은 전국 평균에 비해 크게 낮다. 3000만 원 미만이 전체의 47.3%로 전국보다 11.8%포인트나 높은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반면 5000만 원 이상 소득 비중은 전국보다 11.8%포인트 낮은 27.1%로 대조를 보였다. 맞벌이를 해도 신혼부부 상당수는 저소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소득이 낮으니 주택을 마련하는 것은 더더욱 꿈도 못 꿀 판이다. 도내 신혼부부의 무주택자 비중은 58.7%로 전국보다 1.8%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주택가격 급증에다 소득이 받쳐주지 않는 현실 속에서 주택 마련은 갈수록 어렵다. 이러한 부담은 결국 결혼기피에다 저출산 문제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사회 전체적으로 소득 증가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제성장은 바람직스럽지 않다.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킬 뿐이다. 제주지역 특성상 고용시장 여건이 열악해 좋은 일자리가 부족한 점을 감안한다 해도 이같은 현실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된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뿐만 아니라 무주택 신혼부부 등을 위한 정책을 촘촘하게 가다듬어야 한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4871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