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 때문에 농사를 지을 수 없어요"

"까치 때문에 농사를 지을 수 없어요"
성산 시흥리 마을에 '까치떼의 습격'
5년전 까치 개체수 기하급수 늘어나
농작물 등 쪼아먹는 등 피해 잇따라
주민들 까치 피해로 스트레스 호소
  • 입력 : 2018. 01.07(일) 18:28
  • 이태윤기자 lty9456@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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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밭을 보세요. 지금도 무를 쪼아 먹고 있잖아요. 오전 오후 가릴 것 없이 몰려드는 까치떼 때문에 농사를 지을 수가 없어요."

7일 서귀포시 성산읍 시흥리사무소에서 만난 현승민 이장은 마을 내 소재한 무 밭을 안내한 뒤 농작물을 쪼아 먹고 있는 까치를 가리키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현 이장은 "지난 5년 전부터 마을내에 까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면서 "개체 수가 늘어난 까치는 떼를 지어 마을 안을 날아다니고, 오전 오후 할 것 없이 농작물을 쪼아먹는 등 농민과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현 이장은 "심지어 까치는 농작물뿐만 아니라 주택 마당에 심어 놓은 감나무 등 나무에 달린 열매들을 모조리 쪼아 먹고 있다"면서 "마을 밖은 그나마 괜찮은데 특히 마을 안에서 까치의 피해가 잇따르면서 주민들의 근심을 날로 깊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현장을 찾았을 당시에도 까치의 울음소리는 마을 이곳저곳에서 울려 퍼지고 있었으며, 까치는 서너 마리씩 떼를 지어 날아다니고 있었다.

또한 마을 안 민가에 심어진 감나무 등에 까치가 무리를 지어 앉아 감을 쪼아 먹는 모습을 심심치않게 볼 수 있었으며, 무 밭에서는 까치들이 아직 수확하지 않은 무를 쪼아 먹고 있었다.

한 주민은 "까치로 인한 피해로 매일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서 "까치는 마당에 심어놓은 채소, 감, 만감류 등을 모조리 쪼아 먹고 있다. 또한 마당에 싸놓은 배설물 등도 매번 처리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현승민 이장은 "이러한 피해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행정에 민원도 넣어 봤지만, 행정에서는 '수렵기간이 아니기 때문에 까치를 포획할 수는 없고, 밭 등지에 기피제를 살포하는 방법이 있다'라는 조언만 해줄 뿐 별다른 대책을 마련해 주지 않았다"면서 "까치가 쪼아버린 무 등의 농작물은 비상품으로도 판매가 불가하다. 또한 한 농가에 기피제를 살포하면 결국 까치는 (기피제를 살포하지 않은) 마을 내에 다른 밭을 찾아 피해를 주게 돼 있다. 지금 당장 마을 내에서 까치로 인한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데, 우선적으로 수렵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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