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해의 현장시선] 부모세대 편견과 청년실업

[김진해의 현장시선] 부모세대 편견과 청년실업
  • 입력 : 2017. 12.15(금) 00:00
  • 김현석 기자 ik012@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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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가지 지표만 보면 우리나라 경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아 보인다. 올해 3분기까지 수출실적은 역대 최고를 기록했고 코스피지수는 연초보다 약 500포인트나 상승한 2500선을 돌파하며 내년 3000선까지 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또 경기회복세도 뚜렷해 올해 경제성장률이 예상치인 3.0%를 크게 상회한 3.2%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경기 호조세에도 불구하고 청년층 실업자가 37만여명으로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8.6%의 실업률을 기록하고 있다. 혹자는 이를 보고 고용 없는 성장의 시대가 도래했다고도 한다. 그러나 눈을 돌려보면 80%에 가까운 중소기업이 구인난을 겪고 있다. 한쪽에서는 구인난으로 허덕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자리가 없다면서 청년들이 백수로 내몰리고 있는 심각한 '인력미스매치' 속에 있는 것이다.

돌이켜 보면 지금의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데에는 우리 부모세대들의 잘못된 교육열에 원인이 있다. 1960~1980년대 고도 성장기를 보내면서 고급인력의 부족으로 대학을 졸업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공기관이나 대기업 등의 편안한 일자리에 쉽게 취업할 수 있었으며 이들은 급여, 복지, 승진 등 모든 면에서 생산직 근로자나 중소기업 근로자보다 월등히 나은 대우를 받았다. 이를 몸소 체험하고 겪은 우리 부모세대들은 자식인 지금의 청년들에게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만 나오면 좋은 회사에 취직해서 잘 살 수 있다고, 또 닭 벼슬보다는 소꼬리가 되는게 낫다고 하면서 모든 것을 바쳐 자식들을 교육시켰다. 청년들은 부모의 바람에 따라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개척하기보다는 안정적인 공무원이나 대기업 등에 취업해 편안한 월급쟁이가 되는 것을 목표로 공부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성장이 정체돼 양질의 일자리는 별로 늘지 않은 반면 1980년 27.2%였던 대학 진학률은 급증해 2016년에 69.8%를 기록하는 등 여전히 OECD 회원국 평균 대학 진학률 41% 대비 월등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필연적으로 많은 대학졸업자들이 그들이 원하는 대기업 등에 취업할 수 없는 구조가 됐다.

이처럼 경제 상황이 변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가 전반적으로 지향한 잘못된 교육목표가 중소기업 취업을 실패자 내지 낙오자로 바라보는 잘못된 편견, 고정관념을 만들어 냈다.

좁디좁은 대기업이나 공기업 등만을 고집하다가는 자칫 인생을 저당 잡히고 젊음을 낭비하다가 종국에는 인생 전체의 실패자가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고 한다. 중소기업 취업이 낙오자가 아니라 미래 성공의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지금의 대기업도 한때는 중소기업이었으며 중소기업 CEO들 대부분은 젊은 시절 학업을 포기하고 생산직에 근무하면서 익힌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한 사람들이다. 또 사용자와 근로자가 하나돼 기업을 성장 발전시킨 결과 처우와 복지, 미래비전이 대기업보다 훨씬 좋은 중소기업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 게다가 급속히 변화하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엔 제한된 분야에서 자기 업무만을 하는 대기업 종사자보다 다양한 방면을 경험할 수 있는 중소기업 종사자에게 더 많은 기회가 올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청년실업의 해소를 위해서는 중소기업 취업을 실패로 바라보는 부모세대들의 잘못된 편견과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 청년들을 실업으로 내몰고 있는 부모세대들의 잘못된 욕심을 버리고, 중소기업에서도 대기업보다 더 나은 미래와 성공을 열어 갈 수 있다는 믿음과 격려를 보내줘야 한다. <김진해 중소기업중앙회 제주지역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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