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중교통 불편 여전한데 자화자찬 안일하다

[사설] 대중교통 불편 여전한데 자화자찬 안일하다
  • 입력 : 2017. 12.15(금) 00:00
  • 이윤형 기자 yh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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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엊그제 대중교통체계 개편에 대해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조사결과를 내놨지만 현장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팽배하다. 특히 서귀포시와 제주시를 잇는 5·16도로 노선버스가 대폭 줄어들면서 원성이 자자하다.

대중교통체계 개편으로 기존 5·16도로를 오가는 버스는 40대에서 절반 이하인 19대로 줄었다. 게다가 46인승 버스만 운영되던 것이 절반 이상은 33인승으로 바뀌었다. 운행 버스와 좌석마저 축소되면서 출퇴근 시민들은 불안한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 출근 시간에는 만원버스로 인해 지각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인데다, 퇴근 시간에는 5·16도로의 구불구불한 코스를 계속해서 서서 가야하는 실정이다. 마치 콩나물 시루처럼 시달리면서 고충이 이만저만 아니다. 최근처럼 눈날씨가 이어질 때는 승객이 급증해 버스를 2~3차례 놓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제주도는 민원이 잇따르자 버스 증차와 더불어 좌석 수가 많은 버스 기종을 재배치하는 방향으로 개선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애초부터 서귀포시 도심과 제주시를 잇는 5·16도로의 중요성을 고려했다면 이 같은 불편과 혼선은 겪지 않아도 될 일이다.

불합리한 배차뿐만 아니라 이용 불편에 따른 민원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 9월부터 이달 현재까지 접수된 대중교통 불편신고 건수는 모두 78건이다. 이중 정차하지 않고 지나치는 경우가 50건(64%)으로 절반을 넘었으며, 경로 이탈 9건, 불친절 7건 등이다. 이처럼 불편이 계속되면 대중교통 개편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대중교통체계 개편 이전보다 오히려 버스 이용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제주도가 개편 당시 내세운 '더 빠르고 편리한' 대중교통 이용과는 거리가 멀다.

그런데도 제주도는 지난 12일 대중교통체계 만족도가 시행초기 23.4%에서 지난달 말 52.1%로 28.7%p나 증가하는 등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했다. 도민들이 느끼는 체감과는 사뭇 달라 실망스럽다. 제주도로서는 자화자찬할 만큼 한가한 인식을 보일 단계가 아니다. 막대한 혈세만 축내는 돈 먹는 하마가 되지 않도록 긴장을 늦춰선 안된다. 보다 면밀히 현장을 살피고 불편을 최소화하는데 행정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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