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 듣고도 발만 동동… 노부부 갈라놓은 화마

목소리 듣고도 발만 동동… 노부부 갈라놓은 화마
제주 이도1동 단독주택 화재로 70대 할아버지 사망
연기로 진입 불가… 집 앞에서 "빨리 나오세요"만
  • 입력 : 2017. 12.13(수) 17:19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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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2시47분쯤 제주시 이도1동의 한 단독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해 70대 할아버지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송은범기자

화마를 사이에 두고 평생의 반려자를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던 사고가 일어나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13일 오후 2시47분쯤 제주시 이도1동의 한 단독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해 17분 만에 진압됐다.

 이 불로 인해 한모(79)할아버지가 단독주택 거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내부 56.19㎡도 소실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화마가 휩쓸고간 단독주택 내부. 사진=제주소방서 제공

경찰과 목격자 등에 따르면 평소 뇌 질환을 앓고 있던 한 할아버지는 집안에 화재가 발생하자 부인인 A(74)할머니에게 전화해 "불이 났으니 집으로 빨리 와달라"고 했다. 이후 집에 도착한 A 할머니는 연기로 인해 주택 내부로 진입하지 못하자 집 앞에서 발만 동동 구르며 "빨리 나오세요"라고 외쳤고, 이를 목격한 인근 공사장 관계자 B(45)씨가 119에 신고했다.

 B씨는 "할머니가 불이 난 집 앞에서 계속 소리를 지르는 모습을 보고 곧바로 119에 신고를 했다"면서 "이후 할머니를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키고, 할아버지를 구조하려고 했으나 연기가 너무 심해 집으로 들어갈 수가 없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B씨는 또 "집 앞에서 할아버지를 불렀는데, 답변이 돌아온 점으로 미뤄 신고 당시만 해도 할아버지가 살아계셨던 것으로 보인다"며 "거리로 따져보면 불과 3~4m 밖에 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발화 지점과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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