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주산 신선 채소 항공운송 대란 막아야 한다

[사설] 제주산 신선 채소 항공운송 대란 막아야 한다
  • 입력 : 2017. 12.12(화) 00:00
  • 이윤형 기자 yh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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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신선 채소를 생산하는 제주도내 농가들이 이중, 삼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월동무 등 생산량 급증으로 가격폭락이 우려되는데다, 농산물 항공 운송에도 차질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산 신선 농산물의 다른 지방으로의 운송은 전량 하늘길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쪽파, 취나물, 잎마늘 등과 같은 주요 신선 채소가 여기에 해당한다. 그런데 제주도내 항공화물운송의 70%를 담당하는 대한항공이 중대형 항공기 운항 감축에 들어가면서 비상이 켜진 상황이다.

항공편 감축 운항은 현실화됐다. 대한항공은 지난 7일 항공기 노후화로 제주~김포노선에 투입되는 중·대형기를 이달 셋째주부터 감축 운항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 3~9일엔 주 33편 운항됐지만 10일부터 오는 31일까지 28편만 운항된다. 지난해 12월 둘째 주 중·대형기가 주 52회 운항됐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가까운 46%나 감축된 것이다. 게다가 오전 시간대 중·대형기의 운항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인 것도 걱정이다. 제주산 신선 농산물은 대부분 오전에 수송돼야 서울 가락시장 경매에 맞출 수 있다. 그렇지 못할 경우 신선도 등이 떨어져 경쟁력 하락은 불보듯 뻔하다.

농가로서는 발등에 불이 아닐 수 없다. 신선 농산물은 1월부터가 본격 출하시기다. 1~3월 물동량은 하루 평균 200t 이상, 최대 350~400t에 이른다. 원활한 수송을 위해서는 중·대형기의 투입이 필수적이다. 중·대형기는 한번에 15~20t 운송이 가능하다. 반면에 소형기는 2t의 화물 운송에 그친다. 항공대란을 걱정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상황이 악화되기 전에 제주도와 도의회를 비롯 관련 당국의 선제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제주기점 항공사들과 원활한 협의를 통해 신선 농산물 운송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지금처럼 한 업체에 집중돼 있는 항공운송구조를 개선, 다각화하는 방안도 고심할 필요가 있다. 항공사들도 나몰라라 할 일이 아니다. 신선 농산물 항공운송 대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정한 항공편 유지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지역과의 상생방안을 외면하지 않길 바란다. 애써 가꾼 신선 농산물이 항공편이 없어 수송하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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