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의장에 고충홍 당선… 합의추대 깨져

제주도의회 의장에 고충홍 당선… 합의추대 깨져
20표 얻어 과반수 확보 성공,현우범 의원 16표
표 대결 펼친 첫 사례 다수당 독식 명분 열어
  • 입력 : 2017. 12.11(월) 16:29
  • 이상민기자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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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를 내년 6월까지 이끌 신임 의장에 3선의 고충홍 의원(69·바른정당)이 선출됐다. 이번 선거는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의장을 어느 정당에서 맡아야 하는 지를 두고 벌어진 정당 간의 갈등으로 의회가 그동안 지켜오던 '합의추대 전통'이 처음으로 깨졌을 뿐만 아니라, 앞으론 다수당이 의장과 상임위원장을 독식할 수 있는 명분을 열어줬기 때문이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는 11일 오후 열린 제356회 2차 정례회 6차 본회의에서 전체의원 투표에 부쳐 고 의원을 신임 의장으로 선출했다.

 무기명 투표로 치러진 보궐선거에는 재석의원 40명 가운데 37명이 참여했으며, 20표를 얻은 고 의원이 16표를 확보한 더불어민주당의 현우범 의원(67)을 누르고 의장에 당선됐다. 투표에 참여한 나머지 1명은 기권했다.

고충홍 신임 의장은 선출 직후 인사말을 통해 "故 신관홍 전 의장이 세운 변화와 혁신, 안정을 꾀하며 도민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또 제2공항, 강정 구상권 청구 문제, 제주관광 활성화, 4·3 국가 배보상 등 산적한 해결을 하기 위해 도민의 곁 가장 가까이에서 일하는 의장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우여곡절 끝에 신임 의장이 선출됐지만 제주도의회는 출범 이래 지켜오던 합의추대 전통을 깨는 오점을 남겼다. 그동안 도의회는 정당 간 합의 속에 의장을 사실상 미리 내정한 뒤 의원 투표에 부치는 합의추대 형식을 빌어왔다.

 그러나 이번엔 민주당과 바른정당이 차기 의장 자리를 서로 맡겠다고 다투면서 파국을 예고했다. 민주당은 10대 의회가 출범할 당시 옛 새누리당과 맺은 합의를 근거로 도의회 의장은 지금의 원내 1정당인 민주당 쪽에서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바른정당은 신관홍 전 의장(바른정당)의 별세로 인해 치러지는 보궐선거인 만큼 남은 임기를 바른정당에서 이어받아야 한다며 맞섰다.

 양당은 이날 원내대표를 소집해 본회의 개의 직전까지 막판 협의를 벌였지만 서로 간의 입장차만 확인한 채 합의에 이르는 데 실패했다.

 10대 도의회가 의장 합의추대 전통을 깨면서 앞으로는 다수당이 의장 뿐만 아니라 상임위원장 자리까지 독식할 수 있는 명분을 열어줬다. 이번 선거처럼 앞으로도 자유투표 방식이 선택되면 의석 수에서 밀리는 소수 정당은 상임위원장 자리를 단 한 곳도 못 가져갈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내년에 출범할 11대 도의회는 큰 부담을 안게됐다.

상임위원장도 표결을 통해 선출하지만 위원장 몫을 두고서는 그동안 사전에 정당끼리 합의를 본 뒤 배분했었다.

 한편 신임 고충홍 의장은 학교법인 귀일학원 이사장과 신제주초등학교 운영위원장을 지냈다. 제주시 연동갑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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