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라산 탐방로 먹는물까지 오염되다니

[사설]한라산 탐방로 먹는물까지 오염되다니
  • 입력 : 2017. 12.01(금) 00:00
  • 이윤형 기자 yh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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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자연유산 한라산 탐방로의 먹는물(샘물)이 음용수로 부적합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지난 4월부터 이달까지 진행하는 수질역학조사와 관련 지난달 29일 어리목탐방안내소에서 열린 2차 중간보고회에서 오염 가능성이 제기됐다. 한라산 탐방로에서 먹는물로 이용할 수 있는 샘물은 영실탐방로의 영실물과 노루샘, 어리목탐방로의 사제비물 등 3곳이다. 이들 샘물은 지난 2월 수질검사 결과 총대장균군 등이 초과 검출되면서 사용이 일시적으로 제한됐다. 이후 재검사 결과 이상이 없어 최근까지 개방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용역기간 세 번의 수질검사 결과 방아오름샘 등 12곳 중 8곳에서 대장균 등이 검출돼 마시는데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미생물 군집분석을 통한 오염원 추적결과 노루샘, 사제비물, 영실물 등 4곳에선 분변에 의한 오염가능성이 있다고 나왔다. 다른 병원균이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영실물의 경우는 세 차례 연이어 음용수로 부적합한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환경부의 먹는물 공동시설 관리 지침상 폐쇄해야 한다. 그런데도 당국의 대응은 안일했다. 경고문 부착이나 음용 중단 등이 조치가 있어야 하지만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탐방객들이 음용수로 부적합한 샘물에 상당기간 노출돼 있었던 셈이다. 당국이 먹는물 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번 조사결과 한라산 고지대 먹는물은 대부분 화산암반층으로 이뤄진 불투수층 위의 토양층에 저류돼 있는 지하수로부터 유출돼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대부분의 용천수에서 미생물 항목 수질검사 결과 부적합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염소투입기 설치 이후에도 부적합 사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 우려를 낳고 있다. 한라산 먹는물 관리가 그만큼 어렵다는 방증이다.

도내외에서 매년 수십만명이 찾는 한라산 국립공원 내 먹는물이 부적합하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은 물론 청정 제주 이미지에 안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오염원을 차단하고, 청정함을 유지할 수 있는 효율적인 관리대책 마련이 급선무다. 용역진으로선 오염원을 철저히 규명하는 한편 한라산 먹는물에 대한 관리방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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