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한반도 고기후 연구 타임캡슐"

"제주는 한반도 고기후 연구 타임캡슐"
한라산 산정호수 '물장오리' 시추 분석결과
과거 8000~900년 전까지 고기후 변화 규명
우기·건기 반복… 900년전 산정호수로 변해
  • 입력 : 2017. 11.28(화) 17:50
  • 강시영 기자 sykang@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제주시 봉개동 소재 해발 937m에 위치한 물장오리 습지(분화구)에서 퇴적층 시추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제공

람사르습지로 등록된 한라산 산정호수 '물장오리'의 퇴적층 시추결과 과거 8000년 전부터 900년 전 까지 비교적 가까운 과거 제주도의 기후와 환경변화의 패턴이 규명되고 있다. 제주가 한반도 고기후 연구 타임캡슐임을 재확인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제주와 한반도는 물론 동아시아 지역 고기후를 추적 연구·복원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28일 오후 한라수목원에서 한라산천연보호구역 기초학술조사 2차년도 용역보고회를 개최했다. 이 연구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세계유산본부와 공동으로 수행중이다.

 제주도 고지대에 위치하는 습지퇴적물들은 한반도 육지부에서는 찾기 어려운 퇴적물로, 제주도는 물론 한반도의 고기후를 연구할 수 타입캡슐과 같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 연구의 하나로 지난 7월부터 제주시 봉개동 소재 해발 937m에 위치한 산정호수인 물장오리 습지 퇴적층에 대한 시추조사와 분석작업이 진행중이다. 물장오리 습지 퇴적층에 대한 시추조사를 통해 제주와 한반도의 고기후 변화상을 밝혀내기 위한 연구다.

 물장오리는 한라산 국립공원 내에 있으면서 국가지정문화재인 천연기념물 제517호로 지정돼 있다. 지난 2008년에는 람사르습지로 등옥됐다. 물장오리 습지는 높이 120m, 둘레 3094m, 면적 62만8987㎡이며 호수의 둘레는 400m이고, 화구 바깥 둘레는 1500m다. 제주도 개벽 전설의 여신 '설문대 할망' 이야기가 깃든 물장오리 오름에 형성된 습지로 지표수는 빗물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

 이날 2차년도 보고회에서 제주도와 연구진은 물장오리 하부 7.5m 퇴적층이 약 8100년 전에, 상부 0.43 m 퇴적층은 약 300년 전에 쌓였으며 퇴적층이 순차적으로 안정된 환경에서 형성됐음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최하부 퇴적연대로부터 물장오리 화산체는 최소 8100년 전에 형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고 보고했다.

 연구결과, 전체적으로 하부에서 중앙값이 약 7 mm의 세립질 퇴적층이 쌓이다가, 약 1.3m 깊이를 경계로 모래 크기의 광물들이 급격히 증가하여 중앙값이 약 20 mm의 조립질 퇴적층이 쌓였다. 약 900년 전부터 물장로리는 현재 모습의 산정호수로 바뀌었다는게 연구진의 분석 결과다. 또 약 2000~8000년 전의 수문변동이 약 360년, 190년, 140년 주기로 건기와 우기가 반복돼 왔다고 덧붙였다.

 제주도와 연구진은 "물장오리 시추결과 과거 정밀 고기후·환경변화 기록체를 확보했다"며 "앞으로 한라산 고환경·고기후 추적연구를 통한 동아시아 지역 고기후 복원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앞서 세계유산본부는 2016년 한라산 백록담 퇴적층을 시추해 백록담 분화구 형성시기가 최소 1만9000년 이상 됐음을 보고했을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내륙지역의 고기후와 차별화된 제주도의 고기후적 특징을 일부 밝혀냈다.

강시영 선임기자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7272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