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늘리기는 커녕 지키기도 버겁다

출산율 늘리기는 커녕 지키기도 버겁다
8월까지 출생아 수 작년보다 10.5% 감소… 역대 최저 가능성도
내년부터 첫째아 50만원, 둘째아 200만원 출산장려금 효과 주목
  • 입력 : 2017. 11.14(화) 17:32
  • 문미숙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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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자치도가 내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출산장려금을 현재보다 많게는 10배 이상 늘리겠다고 밝혔지만 현재 추세라면 출산율 높이기는 커녕 현 출산율을 지키기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몇년동안 제주인구가 한 해 1만5000~2만명 안팎씩 증가하고 있지만 올해 출생아 수는 작년보다 10%나 감소하면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14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들어 8월까지 도내 출생아 수는 3400명으로 작년 동기(3800명) 대비 10.5% 감소했다. 월평균 출생아 수가 425명꼴이다.

 8월까지 월별 출생아 수가 500명을 넘은 달은 1월과 3월 두 달에 그쳤다. 작년의 경우 6, 7월만 400명대 출생아 수를 기록하고 나머지 6개월은 500명이 넘었던 것과 견주면 올해 출생아 수 감소세를 체감할 수 있다.

 현 출생아 수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연간 출생아 수는 역대 세번째로 적었던 작년(5494명) 수준을 밑돌 가능성도 없지 않다. 지금까지 출생아 수가 가장 적었던 해는 2013년(5328명)이고 2009년(5433명)이 두 번째로 적었다.

 2016년 기준 도내 합계출산율은 1.43명. 제주도가 줄어드는 출산율을 끌어올리겠다며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줄어드는 출산율을 감당하기엔 뽀족한 대안이 되지 못하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11일 도의회에 제출한 내년 예산안에서도 출산장려금을 대폭 인상했다. 현재 첫째 아이에게 10만원을 주던 출산장려금을 내년부터는 50만원으로 5배 올리고, 둘째 아이~넷째 아이 출산시 20만~120만원까지 차등 지원하던 것을 둘째 아이부터는 무조건 200만원을 지원키로 했다. 또 내년부터 국비로 만 5세까지 월 10만원의 아동수당을 지급하는 것에 더해 도비 사업으로 어린이집 아동 간식비를 1일 500원 지원키로 했다.

 통계청의 장래인구 추계에 따르면 제주인구는 2020년 67만6400명, 2025년 72만2600명, 2035년 78만5600명, 2040년 80만400명 등 80만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같은 인구 증가세에도 0~4세 인구는 2017년 3만명에서 2045년에는 2만6100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5~9세 인구는 2017년 3만3900명서 2045년엔 3만명으로, 15~19세 인구는 2017년 4만100명에서 2045년 3만5000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 둘째 아이 출산을 앞둔 한 직장여성은 "첫째 아이를 출산할 경우 50만원, 둘째아 이상부터 200만원의 출산장려금을 받으면 열흘동안 이용하는 산후조리원 비용에 보탬은 되겠지만 이것 때문에 아이를 더 낳겠다는 부부가 얼마나 될지는 의문"이라며 "출산율 높이기는 육아의 어려움과 교육비 부담, 안정적 일자리 부족, 급등한 주택구입비 등 출산을 꺼리게 하는 여러 사회적 문제의 해결없인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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