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천년 숲 비자림 체계적 보호·관리대책 서둘라

[사설]천년 숲 비자림 체계적 보호·관리대책 서둘라
  • 입력 : 2017. 11.01(수) 00:00
  • 이윤형 기자 yh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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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천연기념물인 천년 숲 비자림을 찾는 탐방객이 급증하면서 과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몇해 전부터 힐링 명소로 각광을 받으면서 연간 탐방객 100만 명 돌파가 눈앞이다. 중장기적으로 비자림의 수용력을 감안한 종합 보호·관리대책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비자림은 특이하게도 평지에 가까운 곶자왈지대에 자연적으로 형성됐다. 44만8000여㎡ 면적에 어린 비자나무까지 합치면 1만여 그루가 군락을 형성하고 있다. 높이 15m 안팎의 비자나무도 수백그루에 이른다. 비자나무 군락으로서 세계 최대 규모일 뿐만 아니라 하층구조가 잘 발달해 있어 학술적 가치가 매우 크다. 정부에서도 그 가치와 중요성을 인정하여 천연기념물 제374호로 지정(1986년 2월)보호하고 있다. 비자나무와 함께 다양한 덩굴식물과 후박나무 등의 상록수 및 낙엽수목이 공존하는 숲의 경관은 그 자체만으로도 보존해야 할 소중한 유산이다.

그렇지만 지금처럼 탐방객 급증세가 이어질 경우 비자림 수용력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올들어 지난 9월말까지 비자림 탐방객은 74만8385명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1.4%나 늘어난 것이다. 성산일출봉과 만장굴의 입장객이 각각 32.3%, 7.2%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비자림 탐방객 100만 명 돌파가 가시권이다. 그렇다면 비자림의 체계적인 보호·관리방안도 새롭게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탐방객이 매년 늘어나는데 따른 보호·관리대책은 뒷전인 상황이다.

실제로 당국의 비자림 실태조사는 1999년이 마지막이었다. 거의 20년 전 일이다. 당시는 탐방객이 10만 명도 채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1998년 입장객이 9만7256명이었음을 감안하면 지금은 10배가 늘어났다. 그럼에도 효율적인 보호·관리대책은 물론 편의시설 등도 별반 나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탐방객 급증으로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당국의 무관심과 무신경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비자림의 종합 실태조사와 함께 수용력 전반에 대한 진단과 이에따른 적절한 대책이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더 늦기 전에 천년 숲 비자림의 지속가능한 보호·관리대책을 서둘러 마련하지 않으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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