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금한령 해제 섣부른 기대보다 체질 개선을

[사설]금한령 해제 섣부른 기대보다 체질 개선을
  • 입력 : 2017. 10.31(화) 00:00
  • 이윤형 기자 yh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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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반발로 중단됐던 중국인 단체관광객 재개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시진핑 2기 체제 출범을 계기로 갈등을 빚었던 한중관계가 해빙 조짐을 보이면서 금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구체적인 움직임도 감지된다. 중국 상하이 저가항공사인 춘추항공은 31일부터 닝보-제주 노선 운항을 재개키로 했다.

다른 중국 저가항공인 길상항공도 상하이-제주 노선 복항준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항공사는 올해초까지 상하이-제주 노선을 주9회 운항하다 금한령이 내려진 지난 3월부터 중단했다.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인 씨트립은 7개월 만에 한국여행 소개 페이지를 올리고, 단체관광 여행상품 판매에 들어갔다. 씨트립은 사드 보복 이전에 면세점이나 호텔과 연계 서울과 제주도 방문 상품을 판매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처럼 긍정적인 신호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제주도와 관광업계가 금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을 갖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만큼 제주관광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방증이다. 올들어 지난 9월말까지 제주를 찾은 중국 관광객은 65만여 명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239만여 명에 비해 70% 이상 급감했을 정도다. 하지만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다. 지난 5월에도 금한령 해제 전망에 제주도와 관광업계가 잔뜩 기대를 걸었지만 결국 헛물만 켰다. 중국 정부에서도 공식적으로 금한령을 해제한 것도 아니다. 제주도와 관광업계로선 진행상황을 차분히 지켜보면서 다각도의 대응태세를 갖춰나갈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한시도 소홀히 할 수 없는 것이 제주관광 체질강화와 경쟁력 향상이다. 2015년 중동호흡기(메르스) 사태 당시나 금한령이 닥치면서 줄곧 제기됐던 것이 관광시장 다변화와 관광수용태세 개선 등이다. 금한령으로 인한 충격파가 큰 것도 결국 중국 시장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기 때문이었음은 새삼 재론할 필요도 없다. 위기 속에서 교훈을 얻고, 이를 개선해 나가려는 노력과 의지가 중요한 것이다. 이를 간과한 채 금한령 해제만을 기다리다가는 위기는 반복되기 마련이다. 지나친 낙관론은 독이 될 수 있다. 이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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