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지방선거 활용 논란 불거진 원 지사 마을투어

[사설]지방선거 활용 논란 불거진 원 지사 마을투어
  • 입력 : 2017. 10.19(목) 00:00
  • 이윤형 기자 yh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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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지사의 마을투어와 현장도지사실 운영이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한 행보라는 논란에 휩싸였다.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17일 특별자치행정국을 상대로 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원 지사의 마을투어 등이 내년 지방선거를 준비하는데 활용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의혹과 논란은 원 지사가 자초한 측면이 크다. 임기 초에는 운영이 뜸하다가 선거를 앞둔 올해 들어 부쩍 늘어났기 때문이다.

제주도와 도의회에 따르면 지사가 마을에서 하룻밤을 묵으며 주민의견을 듣는 마을투어는 2015년과 지난해 각각 5차례, 7차례 실시됐다. 그런데 올해는 벌써 9개월 만에 14차례나 진행됐다. 2015년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원 지사는 또한 지난 2년간 읍면 지역에서 진행하던 마을투어를 올해 9월부터는 서귀포시 동지역으로 확대 주민접촉을 늘리고 있다. 그야말로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표현이 아니다. 현장도지사실 운영도 올해 8차례를 개최하는 등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대해 유종성 특별자치행정국장은 "임기 초에는 도정 방향 설정 등으로 자주 가지 못했지만 최근 도민 요청이 많아 현장에 가고 있다"고 했다. 또 "도민을 만나는 것은 도지사 고유 업무"라고 해명했다. 맞는 말이긴 하다. 도민을 만나는 것은 도백으로서 해야 할 일이다. 그렇지만 궁색한 변명으로 들리는 것도 사실이다. 도정 방향을 제대로 설정하기 위해서라도 임기 초부터 도민을 만나고 좀 더 소통을 강화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진작부터 그랬으면 선거용이라는 논란을 다소나마 비켜날 수 있었을 것이다. 지금은 원 지사에 대해 불통이미지만 더해진 상황이다. 게다가 마을투어나 현장도지사실이 사회적 갈등이나 현안을 외면한다는 지적도 줄곧 제기됐다. 원 지사의 행보가 진정성을 의심받는 이유다.

도의원들이 원 지사의 행보를 비판하는 것도 이런데 있다. 심지어는 과거 도지사들처럼 식게집(제사집) 까지 찾아다니는 구태의연한 모습을 보여 안타깝다는 지적도 나왔다. 원 지사로서는 이런 표현이 나오는 것이 굴욕이 아닐 수 없다. 보여주기식 행보보다는 마지막까지 산적한 도정 현안에 집중하는 것이 도민들로부터 제대로 평가받는 길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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