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제공항 안전불감증 민낯 드러나

제주국제공항 안전불감증 민낯 드러나
최근 제주항공 여객기 급제동 관제탑 실수 가닥
작년 대한항공 엔진 손상사고도 미흡한 제설 탓
  • 입력 : 2017. 10.12(목) 17:54
  • 채해원 기자 seawo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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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국제공항을 관리하고 있는 한국공항공사와 제주지방항공청의 안전불감증이 여실히 드러났다. 추석연휴 직전 제주공항에서 이륙하던 여객기가 군용기를 발견해 급제동한 사고와 지난해 겨울 대한항공 여객기의 엔진파손사고 모두 관제탑 실수와 미흡한 제설작업 등 인재(人災)로 밝혀졌다.

12일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박완수 의원은 지난달 29일 추석연휴 직전 제주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급제동 사고 때의 녹취록 등을 검토한 결과,관제탑 과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제주공항 관제탑은 오후 3시54분55초쯤 남북활주로(보조활주로)에 위치한 해군수송기에 활주로를 가로질러 운항할 수 있도록 활주로 횡단 운항 허가를 내렸고, 곧이어 10초 뒤 동서활주로(주활주로)에 위치한 제주항공 여객기에 이륙허가를 내렸다.

문제는 두 개의 활주로가 서로 십자 형태로 교차된 구조여서 항공기 간 충돌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사고당시 제주항공 여객기 조종사는 이륙하기 위해 시속 260㎞로 질주하던 도중 두 활주로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해군수송기를 발견, 충돌예상지점 400~500m 전방에서 급제동했다.

더욱이 박완수 의원실에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당시 관제탑에는 관제상황을 감독해야할 감독관이 자리를 비웠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조사위원회도 해당사고와 관련 관제탑의 실수에 무게를 뒀다. 항공철도조사위원회 한 관계자는 "관제탑의 실수인 것은 어느 정도 사실"이라며 "사고가 왜 발생했고 누구의 과실인지는 조금 더 조사를 해봐야 한다. 사고 조사는 되도록 빨리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난해 1월25일 폭설대란 속 제주공항에 착륙하던 대한항공 항공기가 눈더미와 충돌해 엔진이 손상된 사고 역시 미흡한 제설작업 등 인재가 원인으로 드러났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11일 '대한항공 준사고 조사보고서'를 공개하고 사고 원인을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의 부적절한 제설작업으로 눈더미가 없어야 할 활주로등 안쪽 갓길에 최대 1.5m 높이의 눈더미가 형성됐고 이 눈더미에 항공기 엔진이 충돌돼 손상됐다"고 밝혔다.

사고 당일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는 3차례나 활주로 제설작업에 나섰지만 활주로 옆선표지 부근과 양 활주로 교차지역의 눈더미가 최대허용높이 기준을 초과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눈더미 최대허용높이 기준과 제설규정에 대한 제설작업 요원들의 이해가 부족했던 셈이다.

또한 활주로 개방 전 최종점검을 하는 제주지방항공청 역시 활주로 교차지역의 눈더미가 최대허용높이 기준을 초과해 안전을 저해한다는 점을 발견해 제거하지 못했다.

이에따라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한국공항공사측에 눈더미 최대허용높이 기준이 충족된 상태로 제설작업이 완료되도록 공항별 제설계획을 보완할 것과 제주지방항공청에 눈더미 최대허용높이 기준이 충족된 상태로 활주로가 개방되도록 관련 규정과 최종점검절차를 보완할 것을 권고했다. 또 두 시설 모두에 요원들의 이해를 돕는 제설안전관련 교육을 실시할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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