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생물권보전지역의 미래

제주 생물권보전지역의 미래
도심권 등 제주 전역으로 확대 추진

세계유산지구 등 핵심구역 대폭 확대
도시지역은 협력(전이)구역으로 검토
생태계 보전·브랜드 활용 극대화 과제

국내 지자체들 생물권 프로그램에 열광
순천시, 도심 등 전역 생물권 등재 신청
신안군, 주민요구로 행정구역 전체 확대
  • 입력 : 2017. 10.05(목) 12:52
  • 강시영기자 sy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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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산림조합의 제주생물권보전지역 브랜드 활용상품 매장. 강경민기자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에 대한 국내 지자체의 관심이 뜨겁다. 제주가 생물권보전지역 전면 확대를 추진중인 가운데 전남 순천시는 지난달말 순천시 도심 등 전역을 대상으로 한 생물권보전지역 지정 신청서를 유네스코 인간과생물계획(MAB)사무국에 제출했다. 완도군도 지역 명소인 청산도와 보길도를 비롯한 완도군 전역을 생물권보전지역으로 등재하기로 하고 용역에 나선다. 지역 전체를 생물권보전지역으로 등재하려는게 최근의 추세여서 더욱 관심을 끈다.

 국내에는 제주도와 설악산, 신안다도해, 광릉숲, 고창 등 5개소가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됐으며, 세계적으로는 120개국 669개소가 지정돼 있다. 2009년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신안은 지난해 지역 전체를 생물권보전지역으로 확대했다. 신안은 2009년 지정 당시만 해도 주민들의 반대가 많았던 탓에 계획했던 면적이 대폭 축소되는 진통을 겪었다. 이후 이 지역에서 생산·판매하는 소금, 시금치 등의 지역특산물이 큰 인기를 끌고 주민소득이 늘어나자 생물권보전지역 브랜드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도 크게 달라졌으며 주민들의 요구로 지역 전체로 확대했다. 전북 고창은 2013년 지정 당시 행정구역 전체를 생물권보전지역으로 등재 신청했었다. 설악산도 지난해 면적을 확대 지정했다.

 ▶생물권보전지역=생물권보전지역(BR : Biosphere Reserves)은 전 세계적으로 뛰어난 생태계를 보유한 지역을 대상으로 유네스코에서 선정한 지역(생물권보전지역, 세계유산, 세계지질공원) 중의 하나다. 지역사회가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곳을 말한다.

 생물권보전지역에 대한 관심은 생물다양성과 생태계 보전, 그리고 지역발전을 위한 동력에서 찾을 수 있다. 생물권보전지역이 규제가 아니라 난개발을 방지하고 주민 참여 하에 생물권보전지역 브랜드를 활용해 궁극적으로 주민에게 이익이 돌아가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생태계 보전,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선순환 지역공동체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우리나라 지자체들이 생물권보전지역에 열광하는 것도 바로 이런 효과 때문이다.

 ▶제주 생물권보전지역=제주 생물권보전지역은 설악산에 이어 2002년 국내에서는 두번째로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 면적은 830.94㎢로 제주도 전체 면적의 44% 규모다. 핵심구역이 18%, 완충구역 17%, 협력(전이)구역 65%를 차지한다. 유네스코 규약에 따라 지정 이후 10년 동안의 활동내용을 정리한 보고서를 제출해 2013년 5월에 국제조정이사회에서 이견 없이 정기보고서가 채택됐다. 그러나 생물권보전지역 지정과 정기보고서 심의과정에서 많은 전문가들이 제주 생물권보전지역의 확대를 지속적으로 권고하거나 건의했다.

 현재 제주 생물권보전지역은 한라산 해발 200m 이상을 중심으로 지정돼 있어 제주도에서 생산되는 주요 농축산물이나 해산물 등의 국제브랜드 활용에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다. 현재 16개 업체, 46개 상품이 생물권 브랜드를 달고 판매되고 있다. 도내 생물권 브랜드 상품은 지난 2014년 첫선을 보인 이래 매년 인증을 받는 업체와 상품이 늘고 있긴 하지만 극대화시키는데는 여전히 한계다. 또 곶자왈이나 오름 등 생물다양성이 높은 지역에 대한 국제적인 가치를 마련하고, 체계적인 관리를 위한 국내외적인 위상을 높이기 위해 생물권보전지역 확대가 필요하다는 논의가 이어졌다.

 ▶확대 추진=제주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을 도시지역(협력구역)까지 포함해 제주전역으로 넓히고 핵심구역을 확대하는 방안이 최적 대안으로 제시됐다. '유네스코 제주도 생물권보전지역 확대 타당성 조사 및 관리계획 수립용역' 중간보고회에서 제시된 것이다.

 연구진은 MAB한국위원회에 제출된 예비신청서에 따른 검토 의견서를 바탕으로 설정한 확대구역안 5가지 안을 제시했다. MAB한국위원회는 검토의견서를 통해 ▷생물권보전지역 보전지역 확대에 대한 필요성과 구체적 목표 제시 ▷곶자왈, 세계유산지역, 습지, 해안·연안 등 핵심지역 포함 고려 ▷산발적인 핵심지역에 대한 보완 ▷도시지역을 포함해 구역을 설정할 경우 근거 마련 ▷국제보호지역 관리방안, 세계지질공원과의 관계 검토 등을 주문했다.

 5가지 안 중 최적안으로 제시된 3안은 한라산 국립공원을 중심으로 영천-효돈천 천연보호구역 등 기존 핵심구역뿐만 아니라 세계유산지역·습지·해안·연안 등 핵심구역이 포함된 법정 보호구역, 그리고 곶자왈 등이 포함된 생태계 서식처질 평가 우수지역까지 핵심구역으로 확대했다. 완충구역은 핵심구역 경계 100m 이내 지역으로 설정했다. 핵심·완충구역을 제외한 도시지역 등 제주도 전역을 협력(전이)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이다.

 중간보고회에서 자문위원들은 제주 생물권보전지역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안과 국내외 사례 분석, 완충구역 확대 방안, 도시지역을 협력구역으로 확대하는 방안에 대한 타당성 등을 보완 주문했다.

 제주도는 앞으로 유네스코등록유산관리위원회 생물권분과위원회 자문, 주민설명회 등을 거쳐 생물권보전지역 확대 용도구역 최종안을 마련하고 이를 포함한 확대에 따른 본신청서 초안을 작성해 내년 1월말까지 MAB 한국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제주 생물권보전지역 확대는 생태계 보전과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선순환 지역공동체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세계유산본부 고정군 박사는 "용역을 통해생물권보전지역 확대와 용도구역 재설정, 관리계획을 수립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시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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