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체 너머 존재 사이의 미끄러짐

실체 너머 존재 사이의 미끄러짐
강주현의 '차이의 변주…'
세움아트스페이스 초대전
  • 입력 : 2017. 09.27(수) 18:36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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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현의 '고요하고 격렬한 1086번의 스킨십'.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 눈앞에 있는 대상을 사유해 작품으로 표현하더라도 거기엔 차이가 존재한다. 그 대상을 똑같이 그리더라도 말이다.

제주출신 강주현 작가가 존재들 사이의 미끄러짐을 말하는 평면·입체·설치 작품들로 서울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세움아트스페이스 초대로 마련된 '차이의 변주-감정의 신체'전이다.

찰나의 시간 차이를 기록할 수 있는 사진은 그의 작업의 주된 재료다. 작가는 점토를 이용해 대상을 빚어낸 뒤 표면에 사진을 붙여나가며 이미지를 그려낸다.

최근 그의 작업은 대상이 변화하는 시간과 자신이 대상을 바라보고 사유하는 행위에 집중되어 있다. 대상과의 순간적 스킨십을 통한 드로잉 작업이 그 예다. 작가는 종이 위에 그려내고 있는 선들에 집중하지 않고 오직 대상에 눈을 맞춘 채 손을 움직인다. 이 때문에 종이 위에 그려진 사물들은 그 형태가 뚜렷하지 않다. 이를 통해 실재와 드로잉 사이엔 더 큰 차이가 발생하고 순간적 에너지만 남는다.

오주현 독립큐레이터는 이에대해 "이는 오히려 작가와 대상 사이에 마주하는 시간이 더욱 뚜렷하게 보여지고 관계의 이야기가 또렷이 들려지게 하는 역설적 효과를 낳는다"며 "작가가 주목하는 지점이 실체 그 너머에 있다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고 썼다.

강 작가는 제주대 미술학과를 거쳐 홍익대학원 조소과(석사)를 졸업했고 조소 전공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전시는 10월 3일까지 계속된다. 문의 02)733-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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