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보다 현 제주공항 확장" 여론 반전

"제2공항보다 현 제주공항 확장" 여론 반전
도민행동 도민 1000명 대상 여론조사
제2공항 "필요" VS "불필요" 팽팽
  • 입력 : 2017. 09.27(수) 13:03
  • 표성준기자 sjpy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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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민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한 결과 제2공항 건설보다 현 제주공항 확장 의견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지난 19일 서귀포시 김정문화회관에서 열린 제2공항 추진상황 설명회. 한라일보DB

제주도민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한 결과 제2공항 건설보다 현 제주공항 확장 의견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도내 16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제2공항 전면 재검토와 새로운 제주를 위한 도민행동'은 제주 제2공항 계획과 관련해 서울 소재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데일리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9월 21~22일 이틀간 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7일 밝혔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항시설을 확충한다고 가정할 경우 가장 적절한 대안'을 묻는 질문에 '현재 제주공항 확장'이 33.6%로 '성산읍 부지 제2공항 신설'(24.4%)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어 정석비행장 활용(20.8%), 새로운 공항 입지 선정(12.9%), 현 공항 폐쇄 및 신공항 건설(2.2%) 등의 순이었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6.0%였다.

 또한 공항인프라 확충의 필요성 여부에 대해서는 '필요하다'(49.3%)는 의견이 '필요하지 않다'(41.1%)는 의견보다 많았지만 종전 조사보다 대폭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도민행동은 이에 대해 제주도의 제2공항 추진 근거 중 하나인 도민들이 공항인프라 확충을 압도적으로 원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과 배치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민행동은 "2015년 말 제2공항계획을 발표한 직후 도내 다수의 설문조사에서는 제2공항계획에 대한 찬성률이 70% 안팎에 달했다"며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도두하수종말처리장 오폐수 무단방류와 쓰레기처리 문제, 심각한 교통체증 등에 따른 실생활의 불편이 가중되면서 무분별한 관광객 유치를 위한 공항시설 확충에 반대하는 여론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실제 제주도는 2015년 11월 10일, '제주 공항 인프라 확충 사전 타당성 용역(이하 사전타당성 용역) 최종 발표 보고회'를 개최하면서 성산읍 지역을 제2공항 계획 부지로 발표했다. 이후 조사된 도민 여론조사에서는 제2공항 계획에 대한 찬성 비율이 70% 안팎에 가까웠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성산읍 지역이 제2공항 부지로 선정된 근거인 '사전타당성 용역'에 심각한 오류가 드러나고, 부실용역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또한 제2공항 부지에 공군기지 설치 계획이 공군참모총장의 입을 통해 확인됐으며, 사전 타당성 용역에서는 드러나지 않은 오름 절취문제가 예비타당성 용역 조사 보고서에서 새롭게 밝혀져 반발을 불러왔다.

 도민행동은 또 "또 하나의 요인은 과거 여론 조사에서 제2공항계획을 기정사실로 못 박은 다음, 이 계획에 대한 찬반 여부만을 묻는 여론조사 방식의 한계도 있었다"며 "이를 종합해 볼 때 제2공항 건설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국토부와 제주도의 주장과는 다르게 도민여론의 향배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결과"라고 해석했다.

 이와 함께 제주지역 공항시설 확충에 대한 대안을 묻는 질문에는 현재 제주공항 확장이 33.6%로 가장 높았으며, 성산읍 부지에 제2공항을 신설하는 제2공항계획은 24.4%에 그쳤다. 이어 정석비행장 활용이 20.8%, 새로운 공항입지 선정 12.9%, 현 공항 폐쇄·신공항 건설 2.2% 순이었다.

 제2공항 건설계획 추진과 관련해 주민과의 소통과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는 '안 되고 있다'가 51.6%로서 '잘 되고 있다' 23.5%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제2공항 건설계획에 지역주민들과 상생방안 마련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는 '안 되어 있다'가 47.7%로서 '잘 되어 있다' 23.1%보다 2배 이상 높았다.

 도민행동은 "원희룡 지사는 지난 언론 인터뷰에서 도민들이 원하지 않는 것을 왜 하느냐며 제2공항계획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다면 안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며 "따라서 원희룡 지사는 이번 여론조사를 통해 나타난 도민들의 여론에 귀를 열어 일방적인 제2공항 사업계획 추진절차를 당장 멈추고 지역주민들과 시민사회의 요구에 구체적인 답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도민행동은 이어 "또한 국토부와 제주도당국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주민들과 시민사회가 요구하고 있는 사전 타당성 용역에 대한 검증에 착수하고 현재의 제2공항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 할 수 있는 주민들과의 협의체를 즉각 구성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한편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9월 21~22일 이틀간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데일리리서치에 의뢰해 제주도에 거주하는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방법은 무작위로 선정된 유선 전화번호를 이용한 ARS RDD 방식으로 조사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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