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섬 곳곳 칡덩굴의 습격

제주섬 곳곳 칡덩굴의 습격
평화로 뒤덮어 가로수 등 식생 훼손
성산일출봉 등 주요 관광지도 점령
  • 입력 : 2017. 09.22(금) 06:45
  • 표성준기자 sjpy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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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관광대 인근 도로변에 칡덩굴이 확산돼 옹벽과 가로수 등을 뒤덮고 있다. 최근 제주도 곳곳에 이 같은 현상이 심각해지면서 식생이 훼손되고 있지만 당국은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강경민기자

올해 들어 제주 산림은 물론 농로와 도로변, 주요 관광지까지 칡덩굴이 무차별 확산되면서 식생이 훼손되고 있지만 행정 당국은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찾은 제주관광대 인근 평화로 양방향 도로변과 광령평화7길 도로변 수백m 구간은 가로수와 산림, 옹벽의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칡덩굴로 뒤덮여 있었다.

 평화로 도로변에는 약 5년 전 식재한 배롱나무가 빨간 꽃을 피워냈지만 푸르러야 할 잎은 누렇게 시들고 있었다. 배롱나무를 휘감아오르는 칡덩굴 제거 작업을 진행한 지 약 20일 만에 다시 같은 현상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올해는 유난히 심각해 도로와 농로에까지 칡덩굴이 확산돼 전담팀을 꾸려 수시로 제거 작업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제주시가 관리하고 있는 배롱나무는 칡덩굴 제거작업이 이뤄지고 있지만 제주특별자치도 도로 관련 부서가 관리 중인 평화로변 옹벽과 제주관광대로 진입하는 광령평화7길 도로변의 칡덩굴은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칡덩굴이 옹벽 전체와 도로변을 뒤덮어 잔디와 키작은 나무들이 이미 자취를 감췄으며, 키큰 소나무들도 꼭대기까지 올라간 칡덩굴에 수세조차 확인할 수 없을 지경이다.

 이 같은 현상은 성산일출봉 등 주요 자연경관지도 마찬가지다. 일출봉 탐방로는 정상까지 점령한 칡덩굴이 잔디와 해송, 관목 등을 모두 뒤덮어버려 제거하더라도 식생을 회복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인력과 예산이 부족해 도로표지판을 가리는 것만 제거하고 다른 곳은 손을 댈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며 "제주도 전역에서 많은 민원이 제기되고 있지만 제초제를 쓸 수도 없어서 조경전문가 등의 자문을 얻어 내년에는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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