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반려견, 들개로 돌아오다

버려진 반려견, 들개로 돌아오다
13일 한림여중 유기견 포획 현장
야생화되면서 마취총까지 동원돼
무리지어 다니면서 주민들은 불안
센터 수용능력 포화로 안락사 늘어
  • 입력 : 2017. 09.13(수) 17:44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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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읍에서 포획한 유기견들.

올해 들어 제주에서 버려지는 반려동물이 급증해 동물보호센터 수용능력이 포화된(본보 13일자 4면) 가운데 버려진 개들이 무리를 지어 다니거나 야생화되면서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13일 오전 제주시 한림읍 한림리 한림여중 인근 골목에서는 6마리의 유기견 목격됐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한림읍과 포획업체 관계자가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이날 발견된 유기견은 모두 4마리. 이중 3마리는 비교적 온순해 직접 손으로 잡았지만, 1마리는 경계심이 많고 사나워 차 안에서 입으로 부는 마취총을 이용해 포획해야 했다. 마취총을 맞은 유기견은 움직임이 서서히 둔해지더니 10분 정도 지나자 잠이 들었다.

이날 포획된 4마리 중 3마리는 제주광역유기동물보호센터로 옮겨졌으며, 나머지 1마리는 다행히 주인이 있는 것으로 확인돼 집으로 돌려 보내졌다.

한림여중 2학년 김모양은 "학교 주변은 주인 없는 개들이 가장 많이 모여드는 장소로 유명하다"면서 "작고 귀여운 유기견들도 많지만, 간혹 사나운 개들도 있어 위협감을 느낄 때가 있다"고 말했다.

포획업체 관계자도 "전년대비 포획되는 유기견이 1.5배 정도 늘어나 현재는 하루에 15~20마리를 포획하고 있다"며 "버려진지 오래돼 야생화가 진행된 유기견 같은 경우는 포획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다치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말했다.

포획업체가 쏜 마취총을 맞고 기절한 유기견.

포획을 마친 이들은 인근 협재리에도 들개 4마리가 배회하고 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곧장 다음 현장으로 출동했다. 한림읍에서만 하루 평균 2~3건의 유기견 신고가 접수되고 있다.

홍권필 한림읍 주무관은 "버려진 개들이 야생화되거나 무리를 지으면서 주민들에게 위협을 주는 경우가 많다"며 "반려동물도 엄연한 생명인 만큼 주인들이 책임감을 갖고 끝까지 키우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유기동물보호센터로 옮겨진 유기동물은 10일 동안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소유권이 제주도로 넘어간다. 이후에는 분양절차가 진행되는데, 현재 제주지역의 수용능력이 포화된 상태라 분양을 기다리는 시간이 짧아져 안락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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