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침체 빠진 제주 크루즈, 시장 다변화 서둘러야

[사설]침체 빠진 제주 크루즈, 시장 다변화 서둘러야
  • 입력 : 2017. 09.04(월) 00:00
  • 이윤형 기자 yh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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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던 제주 크루즈 시장의 침체가 심상치 않다. 중국 정부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가 장기화하면서 제주 크루즈 시장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제주방문 크루즈 관광객을 보면 상황은 심각하다. 올 들어 지난 달 중순까지 제주 방문 크루즈 관광객은 18만5000명 선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 해 같은 기간 71만4000명 선에 비하면 무려 74.1%(52만9000명)나 급감할 정도로 좋지 않다. 지난 해 120만 명 돌파에 이어 올해 150만 명을 유치하려던 당초 계획에 비해 너무나 초라한 실적이다. 중국 시장에 대한 지나친 의존이 가져온 결과다.

이는 수치로도 드러난다. 올해 제주를 찾은 크루즈 관광객의 91%(16만9000명)가 중국인이 차지했다. 열에 아홉 명 꼴이다. 중국 관광객이 줄어들게 되면 크루즈 시장은 그야말로 직격탄이다. 근본적인 구조적 취약점을 안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지난 3월 중순 사드 보복조치가 본격화한 이후 중국발 크루즈는 단 한척도 제주에 입항하지 않았다. 9월 기항 예정이던 크루즈들도 모두 일정을 취소했다고 한다. 제주항 국제여객터미널은 12월말까지 사드 보복조치가 이어질 경우 적자가 26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7월 문을 열기로 했던 강정항 크루즈 선석은 개항조차 못하는 상황이다.

제주도로서는 보다 냉정히 크루즈 산업의 현실을 직시하고 대응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외형적으로 제주 크루즈 시장은 몇 년간 급성장했다. 그렇다 보니 크루즈 산업의 문제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말로는 동북아 크루즈 관광 허브를 지향한다고 하면서도 그에 맞는 정책과 비전을 보여주지 못했다. 시장 다변화 등 질적 성장에는 소홀히 했다. 단순한 기항지 역할에 그치면서 실속도 없이 크루즈 관광객 모객에만 급급했다. 이런 현실 속에 경쟁력을 바라는 것은 무리다. 지난 달 열린 제5회 제주국제크루즈포럼에서도 특정 시장 의존에 대한 문제점과 시장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문가들도 기존 크루즈 정책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번 기회에 제주 크루즈 산업의 미래전략을 제대로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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