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탑동 앞바다 흙탕물 유입 원인 철저 규명해야

[사설]탑동 앞바다 흙탕물 유입 원인 철저 규명해야
  • 입력 : 2017. 09.01(금) 00:00
  • 이윤형 기자 yh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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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탑동 앞바다가 흙탕물이 유입되면서 해녀들이 조업도 하지 못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지난달 30일 오후 원인을 알 수 없는 흙탕물로 인해 탑동광장 앞바다부터 라마다프라자 제주호텔까지 약 1㎞에 이르는 해역이 황톳빛으로 변해버렸다. 흙탕물은 전날 오후부터 유입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탑동광장 앞바다에 설치된 우수관에서 흘러나오면서 벌어진 일로 보인다. 현재로선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흙탕물이 유입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이지만 원인이 뚜렷하지가 않다. 제주시는 흙탕물 시료를 채취해 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하는 등 원인 분석에 나섰다.

흙탕물이 유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그렇다하더라도 이번 일은 결코 가벼이 넘길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탑동 앞바다는 제주시의 대표적인 도심 광장과 연계된 곳이자 해녀들의 삶의 터전이다. 수변공간을 끼고 광장이 조성돼 도민들의 휴식공간은 물론 국내외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명소이기도 하다. 제주시의 랜드마크와도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이곳 앞바다가 흙탕물로 뒤범범된다는 것은 바다경관을 해치고 청정 제주 이미마저 흐리게 한다.

당장 걱정이 앞서는 것은 이 일대에서 물질을 이어가는 해녀들이다. 탑동 앞바다는 1980년대 대규모 개발로 대부분 매립되면서 먹돌 해안이 사라졌지만 여전히 해녀들에게는 소중한 생업현장이다. 소라 등 해산물을 채취하면서 생활하는 해녀들에게 흙탕물로 범벅이 된 바다는 재앙이나 다름없다. 이번 경우에도 바다가 뿌옇게 되는 바람에 수중 시야를 확보하지 못해 조업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게다가 지금은 산란기에 접어들고 있어서 어장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까 해녀들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한번 흙탕물이 유입된 이상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장기적으로는 해안 생태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해녀들에게는 생업 터전이 사라짐을 뜻한다. 가볍게 볼 수만은 없는 이유다. 제주시는 서둘러 발생 원인을 규명하고, 부주의로 인한 것인지 아니면 인위적인 요소가 작용했는지를 밝혀내야 한다. 철저한 조사를 통해 흙탕물 유입이 재발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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