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중교통 버스기사 이탈, 인력수급 문제없나

[사설]대중교통 버스기사 이탈, 인력수급 문제없나
  • 입력 : 2017. 08.31(목) 00:00
  • 이윤형 기자 yh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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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부터 대중교통체계 전면 개편이 시작된 가운데 버스기사들의 탈 제주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주로 다른 지방에서 제주에 온 버스기사들로 근무일수 등 근로조건이 맞지 않아 돌아가 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지 않아도 대중교통 개편 시행 초기 혼란과 부작용으로 제대로 안착될지 도민들로서는 걱정이다. 시행 이전부터 사전 철저한 준비 등이 요구됐지만 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탓이다. 여기에다 버스기사들의 탈 제주가 현실로 나타나면서 인력수급에도 차질이 빚어지는 점은 우려스럽다.

제주도는 대중교통체계 전면 개편을 앞둔 지난 5월 버스 운전원 823명 모집공고를 내고 최종합격자 527명을 업체에 배정했다. 현재 도내 7개 버스 회사는 적게는 30~40%에서 많게는 60~70%의 운전원을 다른 지역 출신들로 보충해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배차를 앞두고 버스기사들과의 연락두절 사례가 잇따르면서 현재는 업체당 3~4명씩 공백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당초 월 근무일수 12일과 함께 숙식 지원 등을 요구해왔지만 제주의 현실이 따라주지 않자 다시 돌아가 버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당장 운전기사들의 근무여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버스 1대당 2명의 기사로 운영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일부 버스는 1대당 1명뿐이다. 남아있는 운전원들이 추가 근무하다 보니 1일 근무, 1일 휴무 원칙이 이미 깨져버린 상황이라는 것이다.

버스기사들의 탈 제주가 일시적일지, 아니면 지속될 것인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대중교통체계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버스기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이다. 비록 초기이긴 해도 이런 현상이 계속된다면 불안한 근무여건으로 인한 여러 부작용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배차시간에 맞춰 무리한 운행을 초래하게 되고 안전사고 위험도 커진다. 서비스 질 악화는 물론 불안감으로 승객들이 이용을 꺼리게 되고, 대중교통체계 연착륙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버스기사의 탈 제주를 우려하는 이유다. 제주도로서는 인력수급 계획에 문제가 없는지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 땜질식 대응보다는 보다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인력수급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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