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생활]치매 비약물치료의 중요성

[건강&생활]치매 비약물치료의 중요성
  • 입력 : 2017. 08.23(수) 00:00
  • 박준혁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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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제주특별자치도내의 추정 치매 환자수는 1만 명을 넘었고, 그 중에서 병원에서 치매 진단을 받은 비율은 약 72%이다. 임상현장에서 치매를 처음으로 진단하고 가족에게 그 결과를 설명할 때 자주 받는 질문중의 하나가 "약 먹는 것 말고 환자를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합니까?"이다.

현재로선 치매치료에서 약물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현재의 치매약은 치매의 경과를 바꾸기 보다는 치매의 진행속도를 늦추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 효과는 제한적이다. 그런 제한점 때문에 최근 들어서 비약물치료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이 증가되고 있다. 치매환자 보호자가 올바른 대응전략을 가지고 치매환자를 돌보는 것도 약물치료 만큼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최근 연구에서 밝혀졌고, 운동치료, 현실인식훈련, 인지훈련치료, 회상치료, 인지자극치료, 음악치료 등의 다양한 비약물적 치료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이 되고 있다. 비약물치료는 약물을 사용하지 않고 치매 증상을 완화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사용되는 모든 방법을 말한다. 좁게는 치매 환자들에 대한 기억재활훈련부터 넓게는 치매가족교실 등 가족들을 대상으로 하는 치료까지 포함한다.

기억재활훈련은 치매 환자의 능력과 요구를 반영하는 개별화된 치료를 제공한다. 치매 환자라도 초기에는 새로운 정보를 학습하고 저장할 수 있는 능력을 완전히 상실하지는 않고, 의미기억이나 실행기억 등 삽화기억 이외의 기억 능력은 대체로 보존된다. 기억재활훈련은 이런 남아있는 기억기능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손상이 심한 기억 기능을 보완하는 중재를 통해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억을 향상 또는 유지시키는 비약물적 치료법이다. 치매 환자 가족의 경우에도 치매가족교실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치매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가정에서 시행할 수 있는 가정 기반 인지재활훈련 방법을 제공함으로써 환자의 치료에 적극적으로 참여시킬 수 있다.

비약물치료는 약물 치료와 함께 치매환자의 뇌의 예비용량 (cognitive reserve)을 증가시켜 치매의 진행을 지연시키고 증상을 경감시킬 수 있다. 실례로, 노인장기요양보험서비스 주간보호센터의 프로그램 참여후 치매환자의 전반적인 증상이 호전되는 것을 임상의들은 흔히 경험한다. 주간보호센터에서 행해지는 다양한 비약물적 치료접근은 치매 환자의 인지적인 증상뿐만 아니라, 실제로 비인지기능 증상인 불면증, 배회, 우울증, 무감동증, 과민성도 호전시킨다. 치매 비약물치료는 환자와 치료자의 상호작용을 통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고, 가족을 치료팀의 일원으로 참여시키는 것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치매보호자들이 자주하는 또 다른 질문은 "비약물치료는 어디서 받을 수 있습니까?"이다. 지금까지 비약물치료는 개별화된 가족들이 관심을 갖고 직접 시행해야 하거나, 주간보호센터에 이용할 정도로 치매가 진행 될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올해 말부터 각 보건소 단위로 설립되는 치매안심센터가 인지재활치료를 포함한 다양한 비약물치료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으로 그 역할이 기대된다. 제주특별자치도 광역치매센터는 이미 경도 치매환자를 위한 인지재활프로그램을 개발하였고, 향후 중등도, 중증 치매환자의 다양한 비약물 치료요법도 개발하여 치매안심센터에 제공하고자 한다. 또한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치매예방을 위한 학습지를 개발하여 올 10월부터 배포할 예정으로 많은 분들의 적극적인 이용을 바란다. <박준혁 제주특별자치도 광역치매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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