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섬문화축제 부활 논의 연기

세계섬문화축제 부활 논의 연기
도민 공감대·준비 기간 부족... 내년 지방선거 이후 재개
  • 입력 : 2017. 08.21(월) 11:09
  •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제주도가 세계섬문화축제 부활 논의를 내년 지방선거 이후로 미루기로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도민 공감대와 준비 기간이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라 세계섬문화축제 부활 여부를 내년 지방선거 이후 판가름 짓기로 결정했다고 21일 밝혔다.

 또 제주자치도는 내년에 세계섬문화축제를 개최할 경우 축제 시기와 지방선거 시기가 맞물릴 수 있다며 불가피한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축제 부활 논의를 미룰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공직선거법은 선거 60일 전부터 지자체나 공무원이 개최하는 각종 행사나 후원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때문에 매번 선거 때마다 여러 지자체가 행사 개최 여부를 놓고 선거관리위원회에 유권해석을 의뢰하거나 자체 판단으로 행사 취소 또는 연기를 하고 있다.

 도민 공감대 부족도 제주도자치도가 입장을 번복한 주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다. 지난해 7월 제주도 문화예술위원회가 세계섬문화축제를 부활하자고 제안하자, 제주자치도는 한달 만에 이 축제를 내년부터 개최하기로하고 도민들의 의견을 들어왔다.

 그러나 제주도의 생각과 달리 세계섬문화축제 부활 방안에 대한 도민 공감대는 시간이 흐를수록 떨어졌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 사이 도민 141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1차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1%가 세계섬문화축제 개최를 찬성한다고 답했지만, 3개월 뒤 조사 대상자를 대폭 늘려 7049명을 상대로 진행한 2차 여론조사에선 찬성 응답자가 전체의 54%로 1차 때보다 대폭 줄었다.

 특히 2차 조사에 참여한 읍면동 주민들과 20대 젊은 층의 경우 반대 의견이 찬성 의견보다 더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제주자치도는 당장 내년부터 축제를 부활해 개최하는 것보단 시간을 두고 논의를 이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한편 세계섬문화축제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는데도 불구하고 흥행을 거두지 못해 2003년 폐지됐다. 125억원이 투입된 제1회(1998년) 축제 때는 44만명이 방문했지만, 88억원이 들어간 2회 축제(2001년) 때는 관람객이 26만명으로 급감했다. 게다가 세계섬문화축제는 민속공연 위주로 채워져 독창적이지 못할 뿐더러 관광 유발 효과에만 치우치다보니 섬들 간의 고유한 문화를 살리지 못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4475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