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제한급수 장기화, 하늘만 바라봐야 한다니

[사설]제한급수 장기화, 하늘만 바라봐야 한다니
  • 입력 : 2017. 08.21(월) 00:00
  • 김병준 기자 bjki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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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중산간 지역의 제한급수가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어승생 수원지에서 용수를 공급받는 중산간 마을들은 '물과의 전쟁'을 기약없이 치러야 할 판이다. 주말에 이어 주초까지 비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됐지만 제한급수를 해제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저 하늘만 쳐다보며 많은 양의 비가 내리기만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답답한 상황이어서 걱정이다.

제주도상하수도본부 등에 따르면 가뭄으로 중산간 상수원인 어승생 수원지로 유입되는 물의 양이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지난 7일부터 제주시 애월읍과 한림읍 등 서부지역을 중심으로 20개 마을에 급수가 제한되고 있다. 격일제 급수는 2013년 이후 4년만이다. 17일 오전 7시 기준 어승생 수원지의 저수량은 총 7만2429t으로 총 저수용량(60만t)의 12%에 그치고 있다. 정상급수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200㎜ 이상의 비가 최소 3일 이상 이어져 어승생 수원지로 유입되는 용수가 늘어나야 한다.

하지만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됐던 19일 제주지역의 강수량은 지역별로 조금씩의 차이는 있으나 소량에 그쳤다. 20일에 이어 21일도 예상강수량은 많지 않아 200㎜에는 크게 못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금주초 이후에도 충분한 양의 비소식은 기대할 수 없는 것으로 점쳐진다. 이 때문에 어승생 수원지로 흘러드는 용수가 어려워져 중산간 마을의 격일제 제한급수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처럼 제한급수가 이뤄지면서 중산간마을에는 비상이 걸렸다. 주민들은 한 달 이상 지속되고 있는 폭염과 가뭄으로 가뜩이나 힘겨운데 급수난까지 겹치면서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벌써 보름째 접어들었다. 특히 휴가철을 맞아 관광객이 머물고 있는 펜션 등에서는 물을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로선 비가 오지 않는 한 마땅한 대책도 없다. 언제까지 제한급수가 이어질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제한급수는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제주도는 그동안 물부족 사태에 대비해 무엇을 해왔는지 한심스럽다. 명색이 국제관광도시라면서 마시는 물조차 제대로 공급하지 못한다는게 말이 되는가. 앞으로 급수난은 갈수록 심화될 것이다. 가뭄 때마다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는 제한급수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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