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이라는데… '습지' 돼버린 과수원

가뭄이라는데… '습지' 돼버린 과수원
삼양동 과수원 농업용수 누수로 수년 째 피해
"지난 4월 보수공사 이뤄졌지만 또 다시 누수"
관계당국 "잘못된 부분 인정… 즉각 조치할 것"
  • 입력 : 2017. 08.20(일) 16:50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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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용수 누수로 진흙밭이 돼버린 과수원.

수 년째 농업용수 누수로 과수원에 침수피해가 일어나고 있지만, 정작 관계당국은 관할 업무를 핑계로 뒷짐을 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1년 넘게 지속적인 민원제기로 최근 보수 공사를 실시했음에도 또 다시 누수가 발생해 농민들을 두 번 울리고 있다.

 20일 제주시 삼양1동 원당봉 인근 약 3325㎡ 규모의 감나무 과수원 한 켠에는 작은 개울처럼 물이 줄줄 흐르고 있었다. 이로 인해 과수원 내 반경 약 3m에 이르는 땅이 진흙으로 변해 마치 습지를 연상케 했다.

 해당 농장주 A(49)씨는 "3년 전부터 이러한 상황이 지속됐는데, 처음에는 인근 원당봉에서 내려오는 물인 줄 알았다"며 "하지만 극심한 가뭄에도 물이 흘러들어와 조사를 해보니 농업용수가 누수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는 "지난해부터 1년 넘게 제주시와 농어촌공사 등 관계당국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서로 관할이 아니라며 보수가 미뤄졌다. 이후 지난 4월에야 공사가 진행됐지만 또 다시 누수가 일어났다"면서 "이 때문에 침수 지역에 심어진 감나무 생육이 비정상적으로 진행되는 것은 물론 지반이 약해져 폭우가 내리면 과수원이 유실될까봐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농업용수 관련 업무는 한국농어촌공사에서 진행한다. 다만 펌프나 엔진 등 전문적인 기술력이 필요한 사안을 제외한 농업용수 누수 같은 경우에는 한국농어촌공사가 자문 역할만 하고, 보수는 관할 지자체나 각 마을 수리계에 위탁을 맡기고 있다. 즉 해당 민원은 지자체나 한국농어촌공사 어느 곳이든 접수가 가능하다.

 이에 대해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는 "해당 과수원은 지난 4월 4일 보수 공사를 진행했지만, 다소 미비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며 "빠른 시일내에 지자체와 합동으로 원인 규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제주시 관계자도 "즉각 현장을 방문해 개선이 이뤄지도록 조치를 하겠다"고 짧게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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