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종사자·모집인 등록제 성사될까

카지노 종사자·모집인 등록제 성사될까
용역진 자격요건 제시 등록의무 업체 부과 제안
중국서 도박 알선 불법…등록제 응할 지 미지수
  • 입력 : 2017. 08.17(목) 17:32
  •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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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추진하는 카지노 종사자·전문모집인 등록제가 윤곽을 드러냈다. 제주도는 카지노 종사자와 도내 카지노에 외국인 관광객을 데려오는 전문모집인에 대한 자격 요건을 법으로 정하고, 또 이들을 제주도에 등록해 제도권 안에서 관리할 방침이다. 그러나 정부 설득과 업계 공감대 형성이 과제로 남아있어 법제화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제주특별자치도는 17일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카지노 종사원 및 전문모집인 등록제에 대한 세부기준 최종용역 보고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 용역을 맡은 서원석 경희대학교 교수는 제주도에 등록해 관리해야 할 카지노 직원을 ▷의사 결정과 관리권한을 가진 대표자와 임원 ▷딜러, 환전, 보안 담당직원 등으로 제시했다. 또 실형을 선고 받은 자, 횡령·배임을 저지른 자, 신용등급이 낮은 자(임원에 해당) 등은 카지노에서 일할 수 없게 자격 요건을 정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카지노 종사원이 불법도박, 횡령 등 부정행위에 연루된 경우가 많았지만 이를 예방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은 없었다"며 자격 요건 법제화와 등록제 도입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17일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카지노 종사원 및 전문모집인 등록제에 대한 세부기준 최종용역 보고회'가 열리고 있다. 강경민 기자

 전문모집인에 대해서도 유사한 기준을 제시했다. 전문모집인도 제주도에 등록시키는 한편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 받았거나, 외국환거래법을 위반한 자 등은 전문모집인으로 활동할 수 없게 법을 정비할 것을 주문했다, 또 전문모집인 등록 의무는 카지노업체가 져야한다고 서 교수는 제안했다.

 그러나 전문모집인 등록제가 시행된다하더라도 실효성을 거둘지는 의문이다. 도내 카지노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대다수가 중국인인데 중국에서는 도박 알선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이다. 처벌을 감수하면서까지 전문모집인 등록에 응할 중국 내 법인이나 개인이 있겠냐는 것이다.

 전문모집인 등록제의 실효성에 대해 서 교수는 "현재 도내 카지노들이 전문모집인에게 얼마의 수수료를 주는 지 또 전문모집인이 도내에서 얼마나 활동하고 있는 지 불투명하다"면서 "카지노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선 등록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와 업계 설득도 과제로 남아있다. 카지노 종사자·전문모집인 등록제는 정부의 반대로 6단계 제도개선과제에서 제외됐다. 이 제도를 도입하려면 제주특별법이나 관광진흥법을 개정해야한다. 또 종사자의 자격 요건을 인위적으로 제한하면 카지노 업계가 인력 수급난을 겪을 수도 있다. 도 관계자는 "조만간 확정할 용역 내용에 정부 설득 논리를 담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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