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중교통체계 개편, 이렇게 허술해서야

[사설]대중교통체계 개편, 이렇게 허술해서야
  • 입력 : 2017. 08.17(목) 00:00
  • 김병준 기자 bjki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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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대중교통체계가 30년만에 대수술이 이뤄진다. 그런만큼 도민들의 기대가 높다. 그런데 전면 개편되는 대중교통체계가 시행되기도 전에 벌써부터 불안감이 밀려들고 있다. 이제 새로운 대중교통체계가 선보일 날이 불과 열흘 앞으로 다가왔으나 드러나는 문제들이 한 둘이 아니어서 걱정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오는 26일부터 버스노선, 버스번호, 버스정보시스템 등 대중교통체계를 전면 개편한다. 대표적으로 중앙차로제와 가로변차로제로 구분해 대중교통 우선차로제가 새롭게 운영되며 12개 노선의 급행버스도 신설된다. 버스노선이 급행, 간선, 지선, 관광지순환버스로 분류해서 운행한다. 급행버스는 빨간색, 제주시와 서귀포 시내 중심도로를 운행하는 간선버스는 파란색, 시내의 작은 도로와 읍면 마을을 순회하는 지선버스는 녹색, 대천과 동광 환승센터를 기·종점으로 운행하는 관광지순환버스는 노란색이다. 운행 지역 등을 고려해 번호체계도 3자릿수로 일원화된다.

그러나 대중교통체계 개편 전까지 이용객이 바뀌는 내용을 숙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우선 현행 시내·시외버스가 간선·지선으로 용어가 바뀌지만 이용객 입장에선 분간이 어렵다. 간선의 경우 일반간선, 제주간선, 서귀포간선으로 구분해 운행하지만 일반간선의 일부 버스가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관통하기 때문에 구분하기가 모호하다는 것이다. 또 노선정보 제공도 미흡하다. 제주도가 지난 14일부터 도청 홈페이지에서 노선정보를 알리고 있다. 26일부터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APP)을 통해서도 노선정보를 제공할 계획이지만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지 않은 노인층 등은 불편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대중교통체계 개편에 따른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중앙차로제의 주요 노선인 광양사거리~아라초등학교 구간은 아직도 공사중이어서 정상 시행이 사실상 어렵게 됐다. 게다가 교통약자들을 위한 교통복지카드 발급도 매우 저조한 실정이다. 대중교통체계 시행이 발등에 불로 떨어졌지만 사전 홍보는 물론 준비부족으로 출발부터 이용객의 불편과 혼란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대중교통체계 개편이 이렇게 허술할 수 있나. 대중교통체계가 전면 개편되는만큼 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여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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