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도의 숲에 이제야 한발짝… 더 많이 읽히길"

"화산도의 숲에 이제야 한발짝… 더 많이 읽히길"
김석범 '화산도'에 사로잡힌 고명철 김동윤 김동현 평론가
제주문학의집에서 '제주, 화산도를 말하다' 출간 북콘서트
"제국주의 탐욕에 대한 통찰… 자명한 것들에 대한 균열"
  • 입력 : 2017. 08.13(일) 11:37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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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겨우 '화산도'라는 숲에 한발짝 들여놨다고 봅니다. 이제 함께 그 숲으로 들어가 더 많은 걸 봤으면 합니다."

1997년 일본에서 완간됐고 2015년 12권으로 우리말 완역된 재일 김석범의 대하소설 '화산도'. 3명의 평자들은 2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나서야 한국 독자들에게 찾아온 '화산도'의 길로 같이 걸어가자고 했다.

지난 12일 저녁 제주문학의집. 고명철 광운대 교수, 김동윤 제주대 교수, 김동현 제주대 탐라문화연구원 특별연구원이 '화산도'에 대한 글을 한데 묶어낸 '제주, 화산도를 말하다' 북콘서트가 열렸다.

올해 나이 93세인 김석범 선생의 "늦둥이 막내아들이나 큰손자뻘 정도의 까마득한 고향 후배"라는 공저자들은 책머리에서 "위대한 작가를 선배로 모시게 되었음을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는 말을 써놓았다. '화산도'의 무엇이 비판적 읽기를 업으로 삼는 이들을 사로잡은 것일까. 북콘서트에서는'왜 화산도인가'에 대한 질문과 답이 오갔다.

국내에 번역된 '화산도'가 상당한 파장을 불러올 것이라고 했던 김동윤 교수는 "'화산도'는 제국주의 탐욕에 대한 통찰이 드러난다"며 "인간애와 평화 지향의 정신이 작품 전반에 잘 녹아있다"고 평했다.

고명철 교수는 "세계문학 콤플렉스를 해체할 수 있는 지점을 '화산도'에서 봤다"며 "앞으로 다른 문학작품과 어떻게 연동시켜 읽어나갈 것인지가 과제"라고 덧붙였다. 김동현 연구원은 "우리가 새삼 분단이라는 벽에 갇혀있다는 생각을 들게 만들었다"며 "자명하다고 여기는 것에 대해 균열을 내는 작품"이라고 했다.

이날 3명의 평론가를 통해 '화산도'를 읽는 자리는 진지하고 유쾌했다. 이 시대 빛나는 한국문학 한 편이 마침내 우리 앞에 도착했다는 걸 알리듯 이들은 십수권짜리의 만만찮은 분량을 흥미롭게 읽어낼 수 있는 방법도 전했다.

"제주 평론가로서 김석범이라는 작가가 있다는 게 행운입니다. 김석범을 빼놓고 문학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더 많은 연구를 하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제주의 독자들에게도 더 많이 읽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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